제468화

그녀를 아끼고 존중해주는 것만으로도 매우 흔치 않은 일이었다. 유연서는 부부관계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던 소유나의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망설였지만 동시에 마음이 살짝 움직이기도 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도통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게다가 진우에게 거절당할까 봐 조금은 두려웠다. 그는 전에도 한번 그녀를 냉정하게 밀어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망설인 끝에 그녀는 결국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한 결심을 접었다. 소유나의 차가 수리됐다. 수백만 원이 들었지만 이 금액은 문지후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진우에게 전화를 걸어 차를 가져가라고 했다. 그런데 차를 찾으러 온 사람은 진우가 아닌 문지후였다. 소유나는 차 키를 건네주며 차량 위치를 가리켰다. “나 저 차를 운전하지 않았어요.” “연애한다며서?” 문지후가 갑자기 말했다. 소유나는 잠시 굳은 채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문지후는 차 키를 손가락에 걸어 돌리면서 그녀를 응시했다. 소유나는 그의 의도를 알 수 없어 물었다. “다른 하실 말씀 있으세요?” “너 살짝 탔어.” “...” 문지후는 이미 자신의 차로 걸어가 문을 열고 시동을 걸더니 서서히 차를 몰아내기 시작했다. 소유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눈살을 찌푸린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차가 그녀 앞을 천천히 스쳐 지나갔다. 소유나는 문지후를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타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입만 있으면 무조건 말을 해야 하는 거야? 우리 사이에 서로 안부 묻는 그런 사이도 아니잖아.’ 소유나는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거울을 꺼내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디가 탔다는 거지?’ 회사 동료가 다가와 장난스럽게 말했다. “뭘 그렇게 보고 있어요? 설마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하고 묻고 있는 건 아니죠?” 소유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으며 동료에게 물었다. “아... 나 진짜 살짝 탄 것 같아요?” “괜찮아요, 유나 씨는 원래 피부가 하얘서 살짝 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