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2화
뒤에서 발소리가 들리자, 유연서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녀의 손은 이미 방문 손잡이를 붙잡고 있었다.
“나 잘 거예요.”
차갑게 내뱉은 뒤, 그녀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그대로 문을 닫아버렸다.
유연서는 문에 기대 한숨을 내쉬었다.
진우가 예전에 말했었다. 그녀를 좋아한다고.
그땐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지금, 결혼까지 한 상태에서 또다시 들은 그 고백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말이었다.
하루하루 같은 집에서 부부처럼 지내며 살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고백은 그녀의 심장을 미친 듯이 뛰게 했다.
침대에 엎드려 방금 전 진우의 얼굴을 떠올리다 보니, 심장이 자꾸만 뛰었다.
결국 그녀는 벌떡 일어나 거울 앞으로 갔다. 거울 속 여인은 두 볼이 홍조에 물들었고 눈동자는 촉촉했는데 누가 봐도 들뜬 상태였다.
그 얼굴을 바라보던 유연서는 두 손으로 볼을 세게 치며 정신을 붙들었다.
“진정해, 진정하라고...”
하지만 혼자서 도무지 진정되지 않았던 그녀는 결국 소유나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마침 소유나는 팩을 붙이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는데 유연서를 보자마자 웃으며 물었다.
“얼굴에 다 쓰여 있네? 방금 무슨 일 있었어?”
유연서는 본능적으로 뺨을 만지며 찡그렸다.
“그렇게 티 나?”
“응, 완전 수줍어하는 얼굴이잖아.”
“...”
웃음을 꾹 참으며 입술을 깨무는 유연서를 본 소유나가 눈을 가늘게 떴다.
“진우 씨가 움직였구나?”
유연서는 고개를 저었다.
“방금 나 좋다고 했어.”
“...”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어서 소유나가 어이없다는 듯 혀를 찼다.
“난 뭔 대단한 일 있은 줄 알았네. 고작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에 이 꼴이야? 유연서, 넌 끝났어.”
“내가 왜 끝났는데?”
“너, 이미 좋아하잖아. 아니, 그보다 사랑하게 된 거지. 지금 네 꼴 좀 봐. 만약 진우 씨가 널 안아주고 입을 맞춘다면 넌 어떻게 할 건데?”
상상만으로도 귀 끝까지 붉어졌던 유연서는 괜히 이마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그건 나중에 생각할래.”
“참나, 한심하긴. 그래도 좋겠다.”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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