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9화
허진서의 눈빛이 지나치게 뜨거워, 장은미는 도무지 받아내기 힘들었다. 그녀는 그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저 이제 가야 해요.”
장은미는 단호히 말했다.
허진서는 짧게 숨을 고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내가 데려다줄게요.”
붙잡을 수 없다면, 적어도 함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리고 싶었다.
이번엔 장은미도 굳이 거절하지 않았다.
차 안, 그녀는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그의 집에서 사촌 오빠 집까지는 차로 십여 분 남짓이었다.
“사실 얼마 전엔 은미 씨를 보러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일이 꼬여서 도무지 빠져나올 수가 없었지 뭐예요.”
허진서가 운전하며 말을 건넸다.
“일하느라 바쁜데, 굳이 오지 않아도 돼요.”
그는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잠시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보고 싶었어요.”
장은미의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내일 공항까지 데려다줄게요.”
“그럴 필요 없어요.”
“알잖아요. 난 그저 조금이라도 은미 씨랑 더 같이 있고 싶을 뿐이에요. 번거로워도 괜찮아요.”
너무나 솔직한 말에, 장은미의 마음이 잠시 흔들렸다.
그러나 그녀는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이 진지하게 만나는 건 쉽지 않다는걸.
장은미는 장거리 연애를 원하지 않았다.
허진서가 자신을 좋아하는 건 알지만 그 마음이 얼마나 깊고 오래 갈지는 알 수 없었다.
지금은 충동적으로라도 비행기를 타고 그녀를 보러 올 수 있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도 과연 같을까? 끝없는 이별과 기다림을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그녀가 대답을 아끼는 건 단순한 망설임이 아니라 수많은 생각 때문이었다.
차는 곧 장정훈의 집 앞에 도착했고 장은미는 안전벨트를 풀며 낮게 말했다.
“고마워요.”
“내일 데려다줄게요.”
혹시라도 거절할까 싶어, 허진서는 한 번 더 못 박듯 말했다.
차에서 내리며, 장은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따가 비행시간 알려줄게요.”
“네.”
그 말만으로도, 허진서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다음 날, 장은미는 소유나에게 메시지를 보내 만남을 청했고 소유나는 흔쾌히 받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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