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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소유나는 다그치는 것처럼 들리는 문지후의 말에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어차피 당신은 아니에요.” 문지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저 여자의 미소가 진심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할 말 있어요?” 소유나는 그를 안으로 들일 생각이 없었다. 생각해 보니 문지후는 그녀의 집에 들어온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았다. “아니.” “그럼...” 소유나는 다소 의외라고 생각했다. “왜 왔어요? 내가 보고 싶어서?” 가벼운 그녀의 말에 문지후는 정말 뒤돌아 가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소유나는 그 모습을 보며 이대로 밖에 세워두는 것도, 그렇다고 안으로 들이는 것도 적절하진 않은 것 같았다. 망설이는 동안 문지후가 딱딱하게 말했다. “화장실 좀 쓸게.” “...” 소유나는 말문이 막혔다. 어떻게 뻔뻔하게 저런 말을. 마음이 없으면 막무가내로 행동해도 되는 건가. 소유나가 길을 비켜주자 문지후는 곧장 안으로 들어가며 테이블 위에 놓인 종이들에 시선을 고정했다. 옆에 있는 새 봉투가 그의 걸음을 잠시 멈추게 했다. “화장실은 안쪽에 있어요.” 소유나가 알려주자 문지후는 안으로 들어갔다. 소유나는 화장실 밖에서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잠시 후, 문지후가 밖으로 나왔다. “왜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화장실을 쓰는 건데요?” 소유나가 놀리듯 말했다. “그냥 내가 보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혼하고 적응이 안 돼요?” “말이 많네.” 문지후가 밖으로 걸어 나가자 소유나는 그의 뒤를 따라갔다. “지후 씨, 후회 안 해요?” 문지후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슬쩍 쳐다봤다. “나랑 이혼한 거요.” 소유나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내가 예쁜 건 맞으니까.” 문지후는 눈을 흘기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시선이 다시 한번 책상 위의 종이들 위에 머물렀다. 그의 짐작이 맞다면 모두 편지일 것이다. 요즘 시대에 누가 편지를 쓰나. 그 화려한 색상의 편지지는 젊은이들이 주고받는 연애편지 같았다. 문지후의 시선을 알아차린 소유나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숨기거나 감추지도 않았다. “연애편지야?” 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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