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화장실도 가고 질문도 다 했는데 더 할 말 있어요?”
소유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너무 늦은 시간에 남녀가 함께 방에 있는 건 좋지 않아요.”
그를 쫓아내는 거다.
문지후도 나름대로 자존심이 있었기 때문에 말없이 돌아서서 문 쪽으로 걸어갔다.
문을 열자 소유나가 그의 뒤에서 말했다.
“조심히 가요.”
문지후의 등이 경직되었다. 이혼하고 그녀는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전에는 그를 사랑한다고, 아이를 낳아주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더니.
‘허, 여자란.’
문지후는 문을 닫고 나가며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뒤 속도가 느리다며 속으로 건물주를 한바탕 욕하는데 뒤에서 문이 열렸다.
소유나는 문틀에 기대어 문지후를 바라보았다.
“지후 씨.”
문지후는 살짝 몸을 돌리며 차가운 눈빛과 감정이 전혀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나랑 헤어질 수 있어요?”
“...”
다행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문지후는 걸음을 옮겨 들어가며 닫는 버튼을 세게 눌렀다. 소유나를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소유나는 미소를 지으며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
문지후는 차를 몰고 클럽으로 향했다.
그곳엔 허진서와 진우가 있었다.
어두운 그의 표정에 허진서만 감히 말을 꺼낼 수 있었다.
“밤중에 그런 표정으로 서 있으니 좀 무섭네.”
문지후는 술을 따랐다.
“주워 온 목숨 치고 회복이 빨라도 아직 술을 마실 정도는 아니야.”
허진서가 그의 술잔을 빼앗아 차가운 물 한 잔을 따라주며 말했다.
“이걸 마셔.”
문지후가 불쾌해해도 허진서가 술을 치우며 말했다.
“우리도 다 물 마실 거야.”
이렇게 말하니 문지후는 불쾌해도 어쩔 수 없었다.
“연락이 왔더라. 재산 분할 끝내고 귀국할 준비 한다고.”
허진서는 말하며 문지후의 표정을 살폈다.
문지후는 소파에 기대어 앉았지만 머릿속에는 소유나의 의기양양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는 눈을 감고 강제로 그녀를 머릿속에서 지웠다.
허진서는 말 없는 그를 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태도야?”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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