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허진서는 문지후와 이야기 나눌 것이 전혀 없었다.
그는 조수석에 앉은 문지후를 힐끗 보다가 백미러로 소유나와 유연서를 바라보았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무슨 일이야?”
허진서는 문지후의 속내를 파헤치려 했지만 문지후는 차가운 어조로 대꾸했다. “운전이나 잘해.”
“...”
허진서는 문지후의 그 무뚝뚝한 태도를 참을 수 없었다. 차 안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모두 말하지 않아도 그는 가만히 있지 못했다.
허진서가 소유나를 불렀다.
“유나 씨, 나 다시 한번 생각해 볼래요?”
“네?”
갑자기 이름을 불린 소유나가 당황했다.
“뭘 생각해 봐요?”
“그쪽 남자 친구로.”
소유나는 잠시 놀랐다가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허진서는 눈썹을 치켜세웠다.
“정말이에요?”
“진서 씨가 진심으로 말하면 나도 진심으로 받아들일게요.”
소유나는 허진서가 농담을 하는 걸 알았다.
“그래요. 내일 시간 있어요? 데이트해요.”
문지후는 허진서를 차가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소유나가 대답하기도 전에 허진서가 다시 말했다.
“아, 내일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는 걸 깜빡했어요. 일 끝나면 다시 만나요.”
“그래요.”
소유나는 망설임 없이 답했고 유연서는 말없이 머리를 기울여 문지후의 표정을 주시했다.
반쪽 얼굴만 보일 뿐이었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방금 허진서가 소유나의 남자 친구가 되겠다고 말했을 때 문지후의 표정이 분명 어두워졌다.
“참, 나랑 하려던 얘기가 내일 처리하는 일과 관련이 있어? 걱정하지 마. 내일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처리해 줄게.”
허진서는 문지후를 향해 얄밉게 웃었다.
문지후가 그를 날카롭게 쏘아보아도 허진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먼저 유연서를 데려다주고 그다음이 소유나였다.
유연서가 소유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문지후가 너에게 관심을 보여. 믿지 못하겠으면 표정을 봐.]
소유나는 문지후를 슬쩍 쳐다봤지만 하필 뒤에 앉아 있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괜한 의심이야.]
문지후가 그녀에게 관심이 있다니, 때려죽여도 믿지 않을 거다.
유연서는 흥미롭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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