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점점 팽팽해져 소유나는 점점 버티기 힘들어졌다.
문지후의 외모에 그녀는 좀처럼 면역이 없었고 언제든 그에게 달려들어 생으로 먹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녀를 붙잡아주는 건 단 하나, 그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그녀도 그에게 사랑을 느끼는 건 아니었다.
그녀는 억지로 이어지는 지금의 평형을 깨고 싶지 않았기에 억지로라도 평정을 유지하며 쉽게 무너지지 않으려 애썼다.
괜히 무너지면 이 사람 앞에서 다시는 주도권을 잡을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순간 문지후가 불쑥 말했다.
“내가 눈앞에 있는데 왜 안 유혹해?”
하지만 이 말을 내뱉은 후, 문지후 역시 후회했다.
마치 뭔가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소유나는 눈이 커졌다.
‘혹시, 진짜 원한 거야?’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지금은 그럴 기분 아니에요.”
그녀는 쉽게 휘둘릴 생각이 없었다.
문지후가 다가왔지만 소유나는 뒤로 물렀다.
그러자 문지후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입으로만 유혹하는 거야?”
하지만 소유나는 그의 도발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네. 맞아요.”
그녀가 쉽게 물러서자 문지후의 가슴에 차올랐던 열기도 서서히 식어갔다.
그는 그녀를 놓고 등을 돌려 방으로 향했다.
“내가 아무 여자나 건드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다행으로 알아.”
그러자 소유나는 입꼬리를 비틀며 말했다.
“그냥 못 하는 거 아니고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문지후는 서늘한 눈빛으로 다시 돌아섰다.
“뭐라고?”
소유나는 순간 움찔하더니 바로 고개를 숙이고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너무 고결하셔서 그렇단 얘기죠. 그럼 잘 자요, 군자님.”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잽싸게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침대에 앉은 소유나는 가슴을 누른 채 심장이 뛰는 걸 손바닥으로 느꼈다.
조금 전, 자기가 조금만 더 용기를 냈다면...
머릿속엔 얼굴이 달아오를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부끄러움에 이불 속으로 파고든 그녀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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