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소유나는 평소 이렇게 독하게 말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같은 여자끼리 굳이 상처 주는 말을 주고받는 건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참을 수가 없었다.
백서윤은 소유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눈빛 속에서 짙은 감정이 일었다가 다시 눌러 담겼다.
“오해 같은 건 상관없어요. 저와 지후가 아무 사이 아니라는 건 주변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니까요. 괜히 오해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더러워서 뭐든 그렇게밖에 안 보이는 거겠죠.”
소유나는 손에 쥔 어분을 던지던 동작을 멈췄다.
역시 대단하다.
역공도 곧잘 치는 사람이다.
그녀는 남은 먹이를 물속에 다 털어 넣고 손을 툭툭 털더니 돌아서서 백서윤을 정면으로 마주 봤다.
백서윤도 피하지 않고 시선을 맞받았다.
팽팽한 기싸움.
소유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달콤하게 말했다.
“여보, 지금 백서윤 씨 말이, 내 마음이 더럽단 얘기죠?”
백서윤의 눈동자가 미묘하게 흔들렸다.
그녀는 설마 소유나가 그 말을 이렇게 대놓고 받아칠 줄은 몰랐다.
문지후는 손가락으로 찻잔을 돌리다가 조용히 말했다.
“응.”
백서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문지후를 바라보았다.
그가 그렇게까지 선을 긋고 아무렇지도 않게 면박을 줄 줄은 몰라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소유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응, 나 원래 속 좁아. 그러니까 백서윤, 괜히 계속 연락하지 마.”
그 말은 너무도 직설적이어서 백서윤조차 대응할 틈을 잃었다.
“지후야... 그럼 이제 나 너한테 연락하면 안 되는 거야?”
백서윤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소유나는 순간 스스로가 낯설게 느껴졌다.
이렇게 다른 여자와 정면으로 기싸움한 건 처음이었다.
현수혁과 함께할 땐 이런 식으로 경쟁 상대가 나타난 적도 없었고 하준명과 연애할 땐 애초에 서로 다른 지역에 있었으니 기회조차 없었다.
하지만 지금, 백서윤은 꽤 흥미로운 상대였다.
그녀의 말투와 태도는 소유나로 하여금 박미연을 떠올리게 했다.
만약 박미연이 엄마와 마주했을 때도 백서윤처럼 교묘하게 굴었다면 그렇게 순하고 깨끗한 엄마는 처음부터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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