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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그 말을 마치고 난 송하윤은 몸을 돌려 떠났다. 육현석은 서둘러 뒤쫓아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전례 없는 당황함이 묻어났다. “하윤아, 짜증 내지 마. 내가 보상해줄게!”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걸어갔다. 이후 며칠 동안 육현석은 미친 듯이 그녀에게 보상하려 했다. 직접 요리하고, 그녀에게 밥을 먹여주고, 밤새 그녀 곁을 지키고 그녀의 약도 갈아주며...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송하윤은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으로 무관심만 보였다. 효과가 없자 그는 그녀가 퇴원하는 날, 다시 성대한 연회를 열어 전 도시의 유명인사들을 초대하고 모든 사람 앞에서 그녀에게 선물을 주었다. 값을 매길 수 없는 에메랄드 목걸이였는데 그녀의 부모님이 선물한 것과 거의 똑같은 것이었다. 그 외 그녀의 이름을 딴 별똥별과 육한 그룹의 주식 20%도 있었다. 하객들은 부러워하며 감탄했다. “육 대표님은 송하윤 씨에게 십 년 동안 변함없이 잘해주시네요...” “송 대표님과 사모님이 육 대표님이 딸을 이렇게 잘 챙겨주는 걸 아시면, 하늘에서도 안심하실 거예요.” 그때 소예린이 나타났다. 그녀는 흰색 원피스를 입고 눈가가 붉어져 있었으며 육현석 뒤에 수줍게 서 있었는데 마치 겁먹은 새끼 토끼 같았다. 육현석은 즉시 마음이 약해져 송하윤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예린이가 너에게 사과하고 싶어 해... 그날은 고의가 아니었대. 며칠 동안 많이 힘들어했어.” 소예린은 입술을 깨물며 떨어지려는 눈물을 꾹 참았다. “하윤 언니, 미안해...” 송하윤은 웃었다. “용서하고 싶으면 네가 하고 나한테는 강요하지 마.” 말을 마친 그녀는 뒤돌아서서 주차장으로 향했다. 송하윤이 막 시동을 걸었을 때 갑자기 하얀 그림자가 튀어나왔다. 쾅! 소예린은 날아가 바닥에 세게 넘어졌다. 송하윤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다. 분명 소예린이 의도적으로 뛰쳐나온 것이었다. 반응할 틈도 없이 귀에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 장면을 본 육현석은 분노에 휩싸여 달려와 차 문을 확 열었다. 이전의 부드러움은 사라진 채 그녀를 맹렬하게 비난했다. “하윤아! 예린이가 이미 사과했는데 왜 아직도 용서하지 못하는 거야!” 송하윤의 얼굴은 창백했다. “나는 안 그랬어. 예린이가 갑자기 뛰쳐나왔어...” “그만해!” 육현석은 그녀의 말을 끊고, 쓰러진 소예린을 안아 들며 차갑게 말했다. “네가 예린을 일부러 쳐서 넘어뜨렸다는 거 알아. 네가 바보인 거야, 아니면 내가 바보인 거야?” 병원에 도착한 송하윤은 육현석이 소매를 걷고 헌혈하는 것을 보았다. 간호사가 세 번째로 만류했다. “육 대표님, 더는 채혈할 수 없습니다. 이미 800cc를 채혈하셨어요...” “계속해.” 육현석은 입술이 하얗게 질린 채 말했다. “내가 죽어도 상관없으니 반드시 예린이를 살려야 해.” 송하윤은 이 말을 듣고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작년에 설산에 갇혔을 때도 육현석이 구조대에 이렇게 소리쳤던 것이 희미하게 기억났다. “먼저 하윤을 구해! 난 죽어도 괜찮아...” 그때 깊이 마음에 새겨졌던 이 말이 지금 이 장면과 계속 얽혔다. 순간 송하윤은 육현석의 진심을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늘 소예린을 동생으로만 대한다고 말했지만 정말 동생만으로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소예린을 사랑하는 건가?’ 송하윤은 알 수 없었다. 더는 알고 싶지도 않았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소예린이 위험에서 벗어난 것을 확인하고 나서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날 밤, 그녀는 편안하게 잠들지 못했다. 아침에 몽롱하게 잠들려 할 때 문밖에서 엄청난 소리가 들렸다. 육현석이 그녀의 방문을 발로 차고 그녀를 거칠게 끌어당겼다. “예린이를 그렇게 심하게 치다니. 갈비뼈 두 개가 부러졌는데 설명해야 하지 않겠어?” 송하윤은 고개를 들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했잖아. 스스로 뛰쳐나왔다고.” “말도 안 돼!” 육현석은 비웃었다. “어떻게 스스로 죽으려고 달려들겠어?” 그는 그녀를 차에 태우고 말했다. “나와 함께 가!” 송하윤은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대체 나한테 뭘 원하는 거야!” 육현석은 걸음을 멈추고 그녀의 눈을 응시했다. “하윤아, 예린이는 의지할 곳도 없는데 이렇게 괴롭히다니... 반드시 사과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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