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화
강서우는 박민재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웃음을 지었다.
“사랑이라는 게 참 우스워. 조금 전까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더니 다음 순간 바로 이렇게 달라지네.”
그녀는 바람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돈하며 마음이 아프기는커녕 오히려 해방감만 느꼈다. 유송아가 늘 써먹던 수법을 다시 구사해 준 덕분에, 그녀도 박민재가 강요하는 데이트를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역시나 박민재는 유송아를 안은 채 뛰쳐나갔다. 유리창 너머로 강서우는 유송아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보았다.
강서우도 따라 미소 지으며 유송아 쪽으로 입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고마워요.”
그녀는 유송아가 봤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담담히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 편안하게 잠을 청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밖의 혼란스러운 인파 속에서 카메라 한 대가 슬그머니 물러나고 있었다.
...
강서우가 집에 막 도착해 씻지도 못했을 때, 이재석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서우야, 본가에 들러 줘.]
그가 직접 메시지를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강서우는 혹시나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부리나케 차를 몰아 본가로 달려갔고, 곧장 이재석의 서재로 들어섰다.
“할아버지, 무슨 일이에요? 괜찮으세요?”
이재석은 책상 앞에 단정히 앉아 걱정 어린 표정의 강서우를 잠시 멍하니 바라봤다. 마음 한구석이 따듯해진 그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나는 괜찮아.”
“괜찮으시다니 다행이네요.”
강서우는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고 호흡을 고른 뒤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다면 저를 부르신 이유가 뭔가요?”
자신을 걱정해 주는 모습에, 이재석은 강하게 말하려던 기세가 가라앉았다. 그는 말없이 사진 몇 장을 내밀었다.
사진 속에는 강서우가 박민재와 함께 촛불이 놓인 식탁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각도도 여러 가지라 그저 대화하는 장면임에도 억지로 묘한 분위기가 느껴지게 찍혀 있었다.
강서우는 즉시 눈살을 찌푸렸다.
“맞아요, 저 박 대표랑 식사를 하긴 했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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