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4화
계약서를 손에 넣은 강서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세빈을 따라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차에 올라탄 뒤, 강서우는 이세빈을 곁눈질하며 말했다.
“오늘 저 대신 나서 줘서 고마워요.”
이세빈은 대답하지 않았다.
창밖으로 번쩍이는 햇빛이 그의 옆모습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여느 때처럼 강서우는 그 표정 너머를 알 길이 없었다. 그는 늘 그렇듯 꼭 필요할 때마다 정확히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녀는 그가 응답하지 않아도 개의치 않았다. 다만 며칠 전 그의 심기가 불편해 보였을 때가 떠올라 마음이 조금 불안해졌다.
그래서 천천히 몸을 기울여 가느다란 손바닥을 이세빈의 넓은 손 근처에 살짝 가져다 댔다. 큰 손과 작은 손, 구릿빛과 창백한 빛이 확연히 대조됐다.
“우리 지금도 최고의 동맹이죠?”
그녀는 조심스레 물었다. 코끝이 그의 어깨에 닿을 듯한 거리였다. 목소리는 가까웠고 숨소리도 함께 들릴 정도로 바싹 붙어 있었다.
이세빈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살짝 돌렸다. 그러자 강서우의 웃는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숲 사이로 비치는 빛보다, 그 눈빛이 훨씬 더 맑고 환하게 느껴졌다.
그는 잠깐 넋이 나간 사람처럼 바라보다가 다시 창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럼.”
강서우는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동맹이 맞다면, 왜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걸까?
달리는 차 창 바깥으로 펼쳐진 숲이 끝을 향해 지나갔고,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들이치자 이세빈은 시선을 떨구었다.
그의 볼이 약간 달아오르는 기색이었다. 강서우 또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에 순간 눈을 가늘게 뜨며 무심코 한마디를 내뱉었다.
“오늘 날씨 되게 좋네요.”
“눈부시게 쪼이는데 눈 조심해.”
이세빈은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강서우 눈앞에 드리운 빛을 가려 주었다. 그러자 그녀의 눈앞이 순간 어두워졌지만 가슴이 덜컹 내려앉을 정도로 두근거렸다.
‘맞다. 이 사람은 나보다 훨씬 어른이고,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늘 신경 써 주고는 했지... 마치 나를 챙기는 게 습관이 된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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