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6화
“할아버지, 저는 좋은 시기가 아니라고 봐요.”
이세빈이 갑자기 말했다.
이재석은 평소에 순종적이기만 하던 손자가 자기의 결정을 반대할 줄 모르고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혼인신고도 했고, 시간도 많이 가졌잖아. 그런데 뭐가 고민이야. 아니면 매번 내 앞에서 일부러 서로 사랑하는 척한 거야? 그냥 혼인신고 하는 거로 내 입을 막으려던 거였어?”
이세빈은 당황하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강서우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세빈은 할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밀어붙이고 싶지 않았다.
전에 강서우한테 이렇게 일찍 결혼 소식을 발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저랑 서우 씨는 할아버지를 속인 적 없어요. 아무리 그래도 자선 파티인데 그 자리를 빌려서 저희 결혼 소식을 알리면 사람들이 목적이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할 거 아니에요.”
이재석은 미간을 찌푸리며 주먹을 꽉 쥐었다.
“이세빈, 언제부터 그런 걸 신경 썼다고 그래. 자선 파티면 뭐 어때서. 매년 열리는 자선 파티에 우리 이씨 가문이 투자한 돈이 얼만데. 그 자리에서 서우를 공개하는 게 네 이미지에 타격이 그렇게 큰 거야?”
한마디 한마디 가슴을 콕콕 찔렀다.
이세빈은 당연히 이미지가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약속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우가 너한테 시집왔으면 우리 이씨 가문 사람인 거야. 살면서 겸손해야 하는 것은 맞는데 또 너무 평범하게 살아서는 안 돼. 우리 이씨 가문은 가장 빛나는 위치에 있으면서 서우의 존재를 숨기고, 서우가 오해받는 일을 만들어서는 안 돼.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서우의 존재를 알려야 해. 그냥 그러기로 해. 한마디만 더 했다간 오늘 저녁에 바로 결혼한 소식을 뿌려버릴 거야.”
이재석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세빈을 쳐다보다 다시 부드러운 눈빛으로 강서우를 쳐다보면서 피식 웃었다.
마치 그녀의 편을 들어주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강서우는 마음속이 복잡하기만 했다.
할아버지가 자기를 지켜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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