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1화
“서우야, 나는 정말 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듣고 싶지 않아.”
강서우는 고개를 저으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더 이상 박민재와 나눌 말이 남아 있지 않았다.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 속에서 이미 평생을 다 쏟아부을 만큼의 달콤한 말들을 주고받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함께 미래를 일구어갈 때에도 그들의 동행은 제 궤도를 찾아 지금의 미래 그룹에 이르렀다.
이제 남은 건 애정이 아닌 갈기갈기 찢긴 마음뿐. 새어 나오는 것은 썩어 문드러진 상처의 흔적이요, 내뱉는 말마다 서로를 찌르는 가시일 뿐이었다.
무슨 말을 더 보탤 수 있단 말인가?
강서우는 그대로 자리를 떴고 그때 누군가 다급히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이세빈의 기사였다.
무던하고 성실한 인상의 기사가 음식 봉투 두 개를 양손에 들고 그녀 앞에 선다.
“셋째 도련님께서 미리 음식을 준비해두셨습니다. 전부 서우 씨가 좋아하시는 것들입니다. 충격이 크셨을 테니 밖에 나가 또 고생하실 걸 염려하셔서 급히 제게 전하라 하셨습니다. 벌금을 물 뻔했지만 다행히 아직 음식은 따뜻합니다.”
“미리 준비했다고요?”
강서우는 눈을 깜빡였다.
그들이 아래층에서 보상을 기다린 시간은 고작 반 시간 남짓.
봉투에 적힌 식당 로고를 보니 이곳에서 한 시간이 넘는 거리에 있는 곳이었다.
곧, 이세빈이 그녀와 함께 집에 돌아올 무렵엔 이미 음식을 미리 준비시킨 셈이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서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세심한 사람이네요. 전해주세요. 감사히, 그리고 진심으로 고맙게 먹겠습니다. 벌금은 안 물었다니 다행이에요. 돌아가는 길엔 조심하세요. 안전이 제일이에요.”
“말씀 감사히 새기겠습니다.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기사는 밝은 웃음을 남기고 다시 종종걸음으로 돌아섰다.
강서우는 봉투의 묵직한 무게를 가늠해 보았다. 아마 두 사람 분일 터였다.
하지만 이세빈은 바빠 어디론가 가버렸고 결국 그녀 혼자 두 사람 몫을 먹게 되었다.
그녀는 식사를 들고 다시 계단을 향해 돌아섰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박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