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9화
이세빈의 목소리에는 서늘한 기운이 서려 있었지만 그 손길만큼은 다정했다.
그는 조용히 강서우의 손을 잡아 일으키고 자연스레 그녀를 이끌어 레스토랑을 빠져나갔다.
박민재는 두 사람이 맞잡은 손을 보며 눈앞이 따갑도록 쓰렸다. 그녀는 분명 이세빈의 ‘정부’일 뿐인데, 왜 그 모든 사랑을 다 가진 사람처럼 보이는 걸까.
자신이 한때 그녀에게 줬던, 분명하고도 진심 어린 사랑은 이제 그녀에게 아무 의미도 없는 걸까.
답답함이 가슴에 밀려오던 그때, 주머니 속 휴대폰이 계속해서 진동했다.
전화를 건 상대는 박일성이었다.
“너 아직도 서경시에 머물러 있는 거냐? 칩 지원도 못 받아낸 주제에 얼른 구름시로 돌아와! 여긴 네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다!”
잔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대답할 틈도 없이 마지막 통첩이 떨어졌다.
“이번에도 보성을 제대로 못 챙기면, 다시는 우리 집안 돌아올 생각 마라!”
뚜...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겼다.
박민재는 귓가에서 웅웅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서 있었다.
이신 그룹의 지원은 결국 무산되었고 핵심 프로젝트 역시 서경시에 안착하지 못했다. 연달아 터지는 실패에 박 회장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냈다.
이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박민재는 서서히 주먹을 쥐었고 눈빛에는 음산한 냉기가 깃들었다. 강서우가 아직 마음을 돌린 것도 아닌데 이대로 손 하나 건지지 못하고 돌아갈 수는 없었다.
사업에서도, 사랑에서도 실패라니, 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아니, 이렇게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어. 서우야... 기다려.”
그는 낮게 중얼거리고는 곧장 비서 성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시 한 번 프로포즈 준비해. 성대하게. 사람 많은 레스토랑에서, 홍보도 철저히 해서 모두가 알게 만들어.”
유송아가 청혼 이벤트 준비 소식을 알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박민재는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다 돌아와 휴대폰을 거실 테이블 위에 두고 있었다.
유송아는 물을 따라오다가 마침 화면이 켜져 있는 걸 보고는 폰을 들어 건네려 했다.
그때, 성주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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