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방금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사모님께서 오늘 강소현 씨와 함께 세강시로 가신다고 합니다.”
막 바둑돌을 놓으려던 고태준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세강시? 그렇게 먼 곳에, 왜? 설마 날 피하려는 건가.’
잡고 있었던 것이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듯한 기분에, 억눌러 두었던 짜증이 다시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맞은편에서 도현우가 길고 가지런한 손가락으로 백돌 하나를 집어 조용히 내려놓았다.
그리고 낮게 웃었다.
“기분 전환하러 간 거겠지.”
“사람이란 마음이 힘들 때는 공간이 필요하니까.”
고태준의 얼굴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는 바둑판을 노려보았다. 가로세로로 얽힌 선들이 마치 통제력을 잃어버린 자신의 세계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심유나는 그 바둑판 밖으로 튀어 나가 버린 말 하나였다. 그로 인해 지금껏 짜온 모든 수가 허사가 되어버렸다.
고태준은 손에 쥔 흑돌을 바둑판 위에 세게 내리쳤다.
곧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내버려둬.”
본인도 인지하지 못한 짜증이 목소리에 묻어 있었다.
도현우는 그의 험악한 표정을 보지 못한 것처럼 여전히 바둑판만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친구로서 한마디만 할게.”
그는 찻잔을 들어 떠오른 거품을 살짝 불어냈다.
짙은 눈썹 아래로 드리운 예쁜 속눈썹이 살짝 흔들렸다. 안타깝게도 여기에서 이 장면을 감상할 사람은 두 남자뿐이었지만 말이다.
“외부인 때문에 유나 마음 상하게 하지는 마.”
그 말은 고태준이 가장 외면하고 싶었던 걸 정확히 찔러버렸다.
은사님의 마지막 당부, 심유나의 단호한 눈빛... 그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뒤엉키며 빠져나올 수 없는 악순환이 되었다.
그는 짜증스럽게 머리를 쓸어 올렸다. 가슴이 답답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30분 뒤, 승부가 났다.
고태준은 찡그린 눈썹으로 바둑판을 내려다보았다. 흑돌은 연달아 밀려났고 결국 3점 차로 패했다.
“내가 졌어.”
도현우는 창가로 걸어가 차들로 빽빽한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잘 생각해 봐. 가끔은 내 것처럼 보여도 진짜 내 것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고태준의 몸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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