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무슨 방법인데?”
심유나가 고개를 들었다.
강소현의 얼굴엔 결의와 어딘가 수상한 표정이 동시에 걸려 있었다. 그녀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도현우 찾아가서 투자 좀 받아보자!”
“안 돼!”
심유나는 스스로도 놀랄 만큼 빠르게 내뱉었다. 그 안엔 본인조차 자각하지 못한 거부감이 섞여 있었다.
강소현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왜 안 되는데?”
“그 사람 원래 투자회사 하잖아. 이 바닥도 잘 알고.”
강소현은 손가락을 접었다 펴며 계산했다.
“이건 제대로 된 창업이고 투자자 찾는 것도 당연한 거야.”
“그 사람이 누군지 뭐가 중요해. 굴러들어 온 돈이면 일단 받는 거지.”
심유나는 난초 자수가 놓인 부채를 꼭 움켜쥐었다. 손가락 마디가 힘에 눌려 희미하게 도드라졌다.
“고태준의 친구잖아.”
고태준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는 게 과연 옳은 걸까.
심유나는 그와 얽힌 모든 것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뭐?”
강소현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입꼬리를 내렸다.
“너희 같은 학교 다녔다며. 친구 아니야?”
“사업이랑 친구는 별개지.”
“게다가 너랑 고태준, 곧 전남편 전부인 될 사이잖아. 네가 왜 고태준 친구까지 신경 써?”
“체면이 밥 먹여 줘?”
강소현은 심유나의 어깨를 붙잡고 힘주어 흔들었다.
“지금 제일 중요한 건 너랑 아기 미래야!”
‘아기’라는 단어에 심유나의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 무릎 위에 얹혀 있던 손이 무의식적으로 평평한 배 위로 옮겨 갔다.
그렇다.
이젠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고고할 수도 있고 자존심을 지킬 수도 있지만 뱃속의 아이는? 설마 아이까지 데리고 그 하찮은 자존심 때문에 굶으란 말인가.
“그래도... 그 사람한테 빚지고 싶진 않아.”
심유나는 마지막으로 저항했다.
보름 전이었다면 이렇게 망설이지 않았을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마음속 어딘가에서 계속 속삭였다. 도현우와는 거리를 두라고.
“이미 나 많이 도와줬잖아.”
도어록 교체, 일자리 소개, 고장 난 수도 고쳐 준 것까지...
그날 밤, 욕실에서 그가 상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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