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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최순옥 할머니 댁 마당으로 돌아오자마자 심유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속이 뒤집히도록 구역질을 했다. 기운이 다해 타일 바닥에 주저앉은 그녀는 무릎에 이마를 댄 채 몰아치는 숨을 다스렸다. 그때 세면대 위에서 휴대폰이 진동했다. 벽을 짚고 일어난 그녀의 눈에 엄마 진미정의 이름이 보였다. 그녀는 가라앉은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전화를 받았다. “네, 엄마.” 그런데 전화기 너머 진미정의 어조가 어딘지 모르게 의구심으로 가득했다. “유나야, 너... 혹시 태준이한테 사정했니?” “아니요, 왜요?” “그럼 이상하네.” 진미정의 목소리에는 믿기지 않는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네 둘째 삼촌이랑 사촌 오빠들 말이다. 오늘 아침 일찍부터 다들 싱글벙글하더라고. 새 직장을 구했는데 고림 그룹보다 대우가 훨씬 좋대.” 심유나는 휴대폰을 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둘째 삼촌은 술 마시며 허풍이나 떨 줄 알고 사촌 오빠는 실력도 없으면서 눈만 높은 사람이었으니까. 심씨 가문의 친척들은 학벌도 능력도 없었다. 그러니 부산같이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고액 연봉 직장을 구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네 아빠한테 물어봤더니 얼버무리면서 자기들 능력이 좋아서 그런 거지 우리랑은 상관없는 일이라더구나.” 진미정이 한숨을 내쉬었다. “고태준 말고 누가 그런 능력이 있겠니? 하룻밤 사이에 그 골칫덩이들을 다 해결해버릴 사람이 말이야.” “저는 아니에요. 전 고태준한테 부탁한 적 없어요.” 심유나는 어머니의 뜻을 이해했다. 고태준이 아니고서야 그런 수완을 부릴 사람은 없었다. 돈과 권력을 이용해 거머리 같은 친척들을 완벽하게 구슬려 놓은 것이 분명했다. 그것은 그녀가 ‘조용히' 지낼 수 있게 하려는 그만의 배려였다.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완벽한 방식으로 그녀의 모든 ‘번거로운 일’을 해결해 주는 것, 그것이 늘 그래왔던 고태준의 방식이었다. “거봐, 나 없으면 안 되잖아!” 그러고는 이런 오만한 태도로 그녀가 제 발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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