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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그런데 이제는 비린내만 맡아도 구역질을 한다. 게다가 무의식적으로 배를 감싸던 그녀의 손길까지. 도현우의 안경 너머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알았어, 그럼 병원은 가지 말자.” 도현우는 투정 부리는 아이를 달래듯 다정한 어조로 그녀의 말을 받아주었다. “집에 가서 푹 쉬고 내일도 안 좋으면 의사 부르자.” 심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로등 불빛이 점멸하며 차 안의 두 사람을 비췄다. “현우 오빠.” 망설이던 심유나가 마침내 입을 뗐다. 그녀는 운전 중인 도현우의 옆얼굴을 슬쩍 훔쳐보았다. 부드럽게 미소 짓는 그의 입술을 보며 참 다정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있잖아요... 도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호칭, 앞으로는 안 썼으면 해요. 오늘 고태준한테 들킬 뻔하기도 했고 소문나면 오빠 평판에 흠이 갈지도 몰라요. 게다가...” 심유나는 고개를 숙인 채 손에 든 우유 팩만 바라보았다. “오빠 돈을 받으면서 오빠 부인 행세까지 하며 장사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마음이 너무 무거워요.” 끼익... 타이어가 지면을 긁는 소리가 났다. 마침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었고 도현우는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웠다. 핸들을 꽉 쥔 그의 손등 위로 푸른 힘줄이 불거졌다. 심유나는 화려한 미녀는 아니었지만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그녀만의 처연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 우수 어린 눈망울을 보고 있으면 남자들은 기꺼이 목숨이라도 내줄 것 같았다. 오늘 입은 타이트한 드레스는 그녀의 실루엣을 고스란히 드러내 타인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과녁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니 만약 도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신분이 없었다면 저 능구렁이 같은 자들의 손길이 벌써 그녀를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심유나가 그의 부인이라는 직함을 원치 않는다면 도현우는 고태준이 그랬던 것처럼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그녀를 아예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위치로 올릴 생각이었다. 흑심을 품은 남자들이 감히 그녀를 건드리지 못하게 말이다. 도현우가 고개를 돌렸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선량하고 점잖았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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