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고태준은 책상 위 휴대폰을 낚아채 도현우의 번호를 눌렀다.
신호음이 두어 번 울리기도 전에 전화가 연결되었다.
“어, 태준아.”
도현우의 목소리는 여느 때처럼 여유로웠고 그 어떤 이상 징후도 느껴지지 않았다.
“현우 너, 지금 뭐 하자는 거야!”
고태준은 이를 악물며 목구멍 밑바닥에서 말을 짓이기듯 내뱉었다.
“유나가 이혼 소송을 냈는데, 변호사가 하필 네 사촌 동생인 송서영이라니! 너,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던 거지?”
전화기 너머로 잠시 정적이 감돌더니 이내 도현우의 얕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태준아, 일단 진정해. 서영이에게 이 일을 맡긴 건 다 너를 위해서였어.”
그 말에 고태준은 기가 막힌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날 위해서라고? 부산에서 이혼 소송 제일 잘한다는 네 사촌 동생을 붙여서 내 아내랑 나랑 싸우게 하는 게, 날 위한 거라고?”
“이성적으로 판단해 봐.”
도현우가 조곤조곤 그를 설득했다.
“유나가 만약 다른 변호사를 찾았다면, 그 사람들은 거액의 수임료를 챙기려고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너희 갈등을 부추겼을 거야. 일이 커져서 온 동네에 소문이라도 나 봐, 고림 그룹 주가는 어떻게 되겠어? 네 체면은 또 뭐가 되고?”
고태준은 멍하니 있다가 뒤늦게 수긍하는 눈치였다.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도현우가 말을 이었다.
“서영이는 우리 사람이잖아. 내가 미리 손을 다 써뒀어. 유나의 사건이라면 돈을 얼마나 주든 다른 사람은 못 받게 하고 무조건 서영이가 맡게끔 말이야. 그래야 우리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으니까.”
고태준의 화가 절반쯤 누그러졌다.
그는 담배 한 대를 물어 깊게 빨아들였다.
“무슨 뜻이야?”
“이혼 소송 시작했다고 다 끝나는 건 아니잖아. 소송 도중에 잘 타일러서 취하하게 만드는 사례가 얼마나 많은데.”
도현우의 목소리는 더할 나위 없이 진심 어린 것처럼 들렸다.
“유나가 변호사를 찾는다는 말을 듣자마자, 너희가 또 한바탕했다는 걸 직감했지. 유나가 상처를 받아서 홧김에 이혼하겠다고 저러는 거 아니겠어? 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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