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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의사가 더 말을 이어가려던 찰나였다. “태준아!” 복도 저편에서 다급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현우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더니, 먼저 의사를 살핀 뒤 고태준의 피투성이가 된 손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는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손이 왜 이래? 유나는? 유나 상태는 어때?” 의사가 대답했다. “환자분은 괜찮습니다. 가벼운 뇌진탕이라 며칠 안정이 필요해요.” 고태준이 입을 열려던 그때,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이 진동했다. 화면에는 백하윤이 보낸 메시지가 떠 있었다. 병상에서 링거를 맞고 있는 사진이었는데, 창백한 팔의 주삿바늘 자리가 퉁퉁 부어올라 있었다. [태준 오빠, 상처가 너무 아파서 잠이 안 와... 잠깐만 와주면 안 돼?] 이 메시지는 옆에 있던 도현우의 눈에도 그대로 들어왔다. 도현우의 시선이 그 사진에 1초 정도 머물렀고 안경 너머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고태준의 어깨를 토닥였다. 정말 그를 위하는 듯한 말투였다. “태준아, 일단 하윤이한테 먼저 가 봐. 이제 막 유산했는데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할 거야. 여긴 내가 지키고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괜히 유나랑 마주쳤다가 또 싸우면 어쩌려고. 유나 안정이 최우선인데 또 사고라도 나면 감당할 수 있겠어?” 고태준은 굳게 닫힌 병실 문과 휴대폰 속 백하윤의 메시지를 번갈아 보며 내면의 갈등에 빠졌다. 심유나가 깨어날 때까지 곁을 지키고 싶었지만, 도현우의 말대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그녀에게 또다시 상처를 줄까 봐 두려웠다.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냉정함이었다. “알았어.” 고태준이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유나 잘 좀 지켜봐 줘.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하고.” “걱정 마.” 도현우는 온화하게 대답했으나, 눈동자 깊은 곳에는 차가운 계산이 깔려 있었다. 고태준은 병실 문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깊게 쳐다보고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복도 끝으로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도현우는 금테 안경을 치켜올렸다. 안경알에 반사된 차가운 빛이 그의 길쭉한 눈매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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