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약혼식 이후에도 한동안 강도현은 F국을 떠나지 않았다.
윤서하의 용서를 어떻게든 받아 보겠다는 일념 하나만 붙잡고 남아 있었다.
하지만 윤경태는 더 이상 시간을 끌 생각이 없었다.
사람을 동원해 강도현에게서 이혼 서명을 강제로 받아내려 했다.
그럼에도 강도현은 고집스러울 만큼 펜을 들지 않았고 결국 윤경태는 체면을 차릴 수 없는 방법들까지 차례로 꺼내 들었다.
협박, 위협, 폭력... 쓸 수 있는 수단은 모조리 동원했지만, 강도현도 녹록한 상대가 아니었다.
강도현이 데리고 온 경호원들은 윤씨 가문의 경호원들과도 대등하게 맞붙었고 누구도 강도현에게 손끝 하나 대지 못했다.
이혼 서명은커녕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양쪽 모두 물러설 뜻이 없었고 대치는 점점 격렬해졌다.
그러던 어느 밤, 상황을 완전히 뒤흔드는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김서준이었다.
그날 김서준은 강도현에게 전화를 걸어 윤서하의 문제로 이야기를 나누자며 김씨 가문 별장으로 초대했다.
강도현은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던 중, 정원 한쪽에서 기척이 들렸다.
바람에 섞인 낮고 거친 숨소리, 옷깃 스치는 소리, 은밀한 울음 같은 짧은 신음이 들려왔다.
남자의 목소리는 분명 김서준이었다.
강도현은 발걸음이 저절로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옮겨졌다.
그리고 장미 덩굴 앞에서 도저히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붉은 드레스는 이미 허리께까지 흘러내려 있었고, 윤서하는 김서준의 목을 끌어안은 채 깊은 키스에 빠져 있었다.
두 다리는 김서준의 허리에 감겨 있었고 들리는 숨소리는 낮고 뜨거웠다.
“서준 씨... 조금만... 천천히...”
김서준은 윤서하의 허리를 움켜쥔 채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서하야, 몸이 너무 뜨겁네. 어때? 지난번보다 더 느낌이 좋아?”
윤서하는 흐트러진 숨을 내쉬며 김서준의 뺨에 입을 맞췄다.
“네... 좋아요. 너무...”
그러다 문득, 시야 한쪽에 서 있는 강도현의 그림자를 발견했다.
윤서하는 잠시 강도현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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