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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지난주 수요일이요.” 선생님은 하도겸의 신원을 다시 한번 확인한 뒤, 퇴원 서류를 내밀었다. 하지만 서류를 내미는 손끝도, 그를 향한 눈빛도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어딘가 모르게 빈정대는 기색이 비쳤다. 하도겸은 문서를 손에 쥐고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내가 은서 전학 얘길 꺼낸 바로 다음 날이잖아...’ 가슴이 먹먹해졌다. 심예원의 사인을 따라가던 시선이 멈추더니, 조심스레 손가락으로 사인 옆을 두 번 쓸어보았다. 텅 빈 마음이 손끝까지 전해졌다. 그는 한 번도 두 사람이 자신을 떠날 거로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어린이집을 나서는 그의 걸음은 힘이 빠진 풍선처럼 축 처져 있었다. “지금쯤이면 집에 돌아와 있으려나...” 그는 시간을 확인하며 스스로를 달래듯 중얼거렸다. 그리고 황급히 차에 올라 다시 집으로 향했다. 가는 내내 그는 심예원의 번호를 여러 차례 눌렀지만 돌아오는 건 여전히 전원이 꺼져 있다는 안내음뿐이었다. “혹시 심예원 씨, 지금 회사에 있나요?” 하도겸은 마지막 희망을 안고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수화기 너머로 짧은 정적이 흘렀다. “하 대표님, 심예원 씨... 퇴사했습니다.” ‘퇴사했다고요?’ 하도겸은 머리를 세게 한 대 맞은 듯 멍해졌다. “지금 당장 행방을 알아봐 주세요. 최대한 빨리요!” “네, 대표님...” 전화를 끊은 그는 가슴 한쪽엔 여전히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재빨리 차에서 내려 집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하은서!” “심예원!” 그의 눈빛에서 희망이 조금씩 사그라졌다. 거실은 여전히 텅 비어 있었고 주방 어디에도 분주한 심예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식탁 위엔 따뜻한 밥 냄새도, 계단 위엔 하은서의 작고 앙증맞은 모습도 없었다. 그제야 그는 문득 깨달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그녀들 모녀의 존재에 익숙해져 있었다는 걸. 하도겸은 무거운 걸음을 옮겨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심예원의 방 앞에 멈춰 선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미세하게 떨리는 손으로 문고리를 돌렸다. 처음 들어선 그녀의 방에선 익숙한 은은한 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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