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그건 내 야한 영상이 아니었다.
화면에 나온 것은 고준혁과 그의 몇몇 친구들이었다.
고준혁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어 말했다.
“요즘 하나 눈에 들어온 애가 있는데 꽤 순해.”
친구 하나가 아첨하듯 다가왔다.
“준혁아, 마음 있으면 그냥 데려와. 이런 가난한 학생은 깨끗하고 다루기도 쉽잖아.”
고준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잔을 흔들었다.
“이따 오면 약 좀 타. 수아 없는 동안이니까 입단속 제대로 하고.”
화면 속 남자들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흘렸다.
장면이 바뀌었다.
고준혁이 부축하는 척하며 끌다시피 나를 방으로 데려갔다.
나는 얼굴에 비정상적인 홍조가 떠 있은 채 비틀거리고 있었다.
고준혁은 나를 침대에 눕히고 그대로 덮쳐왔다...
나는 그들이 나를 노리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흐름에 몸을 맡기고 역이용했을 뿐이었다.
내가 유혹을 시작하기도 전에 고준혁이 먼저 손을 댔다.
순식간에 장내의 정적이 폭발했다.
경악, 숨 들이마시는 소리, 믿을 수 없다는 웅성거림이 화산처럼 터져 나왔다.
“세상에! 약을 탔다고? 고준혁이 이런 인간이었어? 지고지순하다더니?”
“이거, 이거 범죄잖아!”
“아까는 오히려 여자가 유혹했다고 뒤집어씌우더니 너무 역겹다.”
“백수아가 사랑한 사람이 이 정도 쓰레기라니.”
“영상 속 여자가 정신이 거의 없잖아!”
모든 휴대폰 카메라가 일제히 방향을 바꿨다.
나를 향하던 렌즈는 얼굴이 잿빛이 된 고준혁과 백수아를 향했다.
백수아는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얼굴이 새하얘졌다.
그녀는 자신이 고준혁의 유일무이한 여신이라 믿어왔다.
그의 곁에 나타난 다른 여자들은 모두 그녀를 자극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 영상이 그 남자는 뿌리부터 썩어 있었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호의로 그녀에게 고준혁의 진짜 얼굴을 보여주려 했을 뿐인데, 그녀가 스스로 이걸 공개해버릴 줄은 몰랐다.
고준혁은 자신이 치밀하게 숨겨왔다고 믿었던 계략이 고화질 CCTV로 찍혀, 이런 자리에서 공개될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꺼! 당장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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