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화 너희들은 아버지의 자식이 아니다
독고용재은 몇 걸음 걷다가 계화나무 아래 서 있는 지연을 보았다. 그녀는 당황해하며 우연히 두 형제의 대화를 엿듣게 된 것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듯했다.
독고용재은 방금 잔인한 말을 한 적이 없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
“왔느냐?”
“덕양왕께서 꼭 오라고 하셨습니다.”
지연이 설명했다.
“덕양왕이 오지 말라고 했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냐?”
독고용재가 눈썹을 찡그리며 그녀를 보았다.
지연은 약상자를 안고 햇빛에 비친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젠장, 오늘따라 더욱 늠름해 보이네.’
“와야지요. 마마는 저의 환자이십니다.”
“방으로 들어가자!”
독고용재가 몸을 돌려 걸어가자 지연이 급히 그를 뒤쫓았다. 하지만 독고용재의 걸음걸이가 너무 빨라 그녀는 걸음을 재촉하느라 주변의 풍경을 볼 겨를조차 없었다.
방에 들어가자 독고용재은 재빨리 옷을 벗고 의자에 앉았다.
“좋은 약으로 발라야 한다. 본왕은 곧 기왕과 술을 마셔야 한다.”
“안 됩니다.”
“무효다!”
독고용재가 단호하게 말했다.
지연은 약상자를 내려놓고 미간을 찌푸렸다.
“마마는 이렇게 이성을 잃으신 분이 아닙니다.”
“술을 마시는 것과 이성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
“술은 상처를 악화시키고 회복 속도를 늦춥니다.”
“그렇다면 회복은 되겠느냐?”
독고용재는 고개를 들고 고민에 잠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지연이 몸을 숙여 상처에 앉은 딱지를 보며 아문 상태를 살폈다.
“회복은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헛소리하지 말거라. 아직 혼인도 하지 않았는데 이것저것 간섭하려 하느냐.”
지연이 이를 악물었다.
“마마께서는 제가 만난 환자 중 가장 협조하지 않는 분입니다.”
“그것은 본왕이 너의 환자일뿐더러 약혼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독고용재는 그녀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말했다.
지연은 삽시에 얼굴이 빨개졌다. 그가 보지 못하도록 그녀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상처를 살피는 척했다.
“마마, 누우십시오. 이렇게 앉아 있으면 상처를 제대로 살피기 어렵습니다.”
지연이 화제를 돌렸다.
“눕지는 않겠다. 그저 약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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