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곧 시작된다
진유정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비싼가요? 왜 비싼지는 모르겠어요.”
쌀값도 모르는 금지옥엽이니 화룡춤이 왜 비싼지 알 리가 없었다. 사실 그때 할머니가 은표 천 냥을 쥐여 줄 때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는 것도 진유정은 몰랐다.
그 뒤로 부르지 않은 까닭도 진유정이 불장난을 해서가 아니라, 값이 지나치게 비싸서였다.
그때 박청민이 다가와 서늘하게 말했다.
“화룡춤은 좋은 비단을 여덟 번이나 접어 겹을 만든 뒤, 독한 술에 푹 담그고 송진을 바르고 특별히 만든 기름까지 더하니... 듣기만 해도 값나가는 물건이 아니겠어요?”
하지연은 비단값이 얼마나 비싼지 알고 있었다. 한 필의 비단이면 백 냥을 넘었고 조금 떨어지는 비단이라 해도 싸지 않았다.
그걸 여덟 겹으로 접은 데다 용을 여덟 마리나 만든다니 게다가 술, 송진, 기름까지 더 하니 값이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짚단으로 만드는 줄 알았어요.”
하지연이 멋쩍게 웃었다.
‘귀족들이 즐기는 건 죄다 돈지랄이구나... 난 스스로 급이 안 맞는 사람 같네.’
“민간에는 짚으로 하는 데도 있지요. 다만 짚은 오래 못 타고 불꽃이 사방으로 튀니 화상이라도 입으면 큰일입니다.”
박청민이 덧붙이자 하지연은 의아했다.
‘애초 목록에 없던 화룡춤을 왜 갑자기 끼워 넣었을까.’
“그런데 괜히 하필이면 왜 화룡춤을 더 끼워 넣었던 것이냐?”
“오늘에 이런 변고가 있었으니 누구라도 찜찜했겠지요. 하물며 정승과 일품 부인의 혼삿날 아닙니까. 화룡춤을 불러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고 다시 한번 좋은 기운을 돌리는 것이니 그리 이상할 건 없습니다.”
박청민의 말에 하지연이 짧게 대답했다.
“그런 것 같습니다.”
화룡을 들이기로 하자, 하인들은 낮에 이미 깔아 둔 좌석과 상을 조금 옮겨 화룡이 지날 길을 텄다.
사람들 표정에는 기대가 잔뜩 올랐고 모두 이번 화룡춤을 손꼽아 기다리는 눈치였다.
먼저 징과 북을 든 열두 명의 사람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사방의 불이 붙을 수 있는 물건을 치우고 동선도 살폈다.
화룡춤은 대개 정식 연회가 끝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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