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화 저는 웃지 않았습니다
한밤중에 하지연은 침대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고대로 온 뒤 한동안 그녀는 늘 잠이 부족했고 줄곧 숨 가쁘게 뛰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데 불면이 시작되었다.
원래 하지연의 기억이 늘 한밤중이면 뇌리를 뒤덮었고 그 속엔 그녀의 증오가 섞여 있었다.
창밖에서 나는 소리에 하지연은 벌떡 일어났다.
양 상궁은 아직 궁에서 돌아오지 않았고 소희는 어머니 방에서 시중을 들고 있었다. 대도는 지시 없이는 내실로 들어오지도 않고, 하지연의 침방 문턱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누구십니까?”
“문을 열어도 좋고 아니면 본왕이 문을 부숴도 된다.”
하지연은 멈칫하며 걱정부터 되었다.
‘이 한밤중에 무슨 일이지? 혹시 문제가 터졌나?’
하지연은 급히 문을 열고 한발 물러섰다. 제대로 채 서기도 전에 검은 그림자가 그녀를 덮쳤다. 하지연은 순간 거대한 품에 휘감겼으며 진한 술 냄새가 코를 찌르며 그의 거칠고 눌린 숨소리가 뒤따랐다.
“무슨 일이십니까? 술을 드셨습니까?”
“아무것도 묻지 말고 말하지도 말거라.”
진한 술기운이 섞인 그의 숨이 그녀의 정수리 위로 쏟아졌으며 목소리엔 형언하기 어려운 억눌림이 서려 있었다.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하다.
하지연은 더 묻지 않고 두 팔로 그를 감싸안아 이마를 그의 가슴에 파묻고는 소리 없이 참아냈다.
그의 호흡이 몹시 가빴으며 온몸에 슬픈 기운이 번져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하지연은 그의 깊은 슬픔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둘을 둘러싼 시비와 싸움은 너무도 잦았고 거의 매일 일이 터져 마음이 뒤숭숭했다.
섭정왕을 거의 무너뜨릴 만한 일이라면... 하지연은 그게 무엇일지 상상하기조차 두려웠다.
한참 지나서야 섭정왕은 하지연을 놓았다.
섭정왕의 얼굴은 무척 수척했고 입술은 바싹 말라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물을 가져다드리겠습니다.”
하지연이 물 한 잔을 건네자 그는 이미 싸늘하게 식은 물을 단숨에 들이켰다.
섭정왕은 컵을 쥔 채 앉아 그녀를 바라보며 느닷없이 한마디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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