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9화 하혜원의 개입
버릇없다는 말이 누구를 두고 하는 말인지는 뻔했다.
하지연을 두고 한 소리였지만 하지연은 그 말장난을 받아줄 의사가 없었다.
하지연은 회랑 위로 걸음을 옮기며 냉정히 지시했다.
“대도야, 저년을 발끝이 땅에 닿지 않게 매달아라. 입을 열 때까지 절대로 내려주면 안 될 것이다.”
묶고 매다는 일이라면 대도가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그는 경성에 오기 전까지 도살장 일을 했던 사내였다.
대도는 연옥의 두 손을 뒤로 묶어 긴 매듭을 짓고는 줄을 잡고 홰나무 위로 올랐다.
잠시 후 허공에 매달린 연옥은 비명을 지르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아씨! 대부인께서 아신다면 가만두지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하지연은 그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연은 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앉아 독고은정과 진유정과 함께 묵묵히 차를 따랐다.
세 사람의 얼굴에는 웃음기라곤 없었지만 독고은정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못한 눈치였다.
혹시 정말 무슨 일이 있어서 지체되어서 늦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허나 연옥의 태도와 눈빛, 그리고 그 사이로 스쳐 가는 미묘한 두려움이 이미 모든 답을 말해주고 있었다.
두 하인은 분명 연옥 손에 넘어간 것이다.
하지연은 스스로에게도 분노했다.
그동안 소희와 함께 수많은 음모와 함정을 지나왔기에 이제 소희 또한 눈치가 빠르고 단단해졌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소희는 아직 어린 계집아이기에 충성심은 깊어도 세상 수를 아는 데에는 서툴렀다. 계원은 더욱 조심스러웠지만 혼자서는 아무 힘이 없었다.
연옥은 여전히 입에 거품을 물고 욕을 퍼부었다.
하지연의 눈빛이 싸늘히 식어갔다.
“대도야, 내가 준 채찍은 장식이더냐? 지금이 그걸 쓸 때다.”
그 말이 떨어지자 대도는 기다렸다는 듯 허리에 찬 채찍을 휘둘렀다.
“휙!”
공기를 가르며 내려친 가죽 끝이 연옥의 어깨를 후려쳤다.
“아악! 대부인! 대부인, 살려주십시오! 이년이 날 죽입니다!”
하지연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들려오는 비명에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더 크게 불러보아라. 혹시 들릴지도 모르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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