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화 성의
옥자는 하지연의 두 눈에 서린 노기를 보자 감히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고 부리나케 대부인을 깨우러 달려갔다.
대부인은 요즘 들어 불면증에 시달려 안신차를 마셔야만 잠들 수 있었다. 막 잠들기 시작했을 때 옥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부인님!”
대부인은 눈을 부릅뜨며 인상을 찌푸렸다.
“무슨 급한 일이길래 사람을 깨우는 것이냐?”
옥자가 잔뜩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부인님, 큰아씨께서 오셨는데 관아에 고발하겠다고 하십니다.”
대부인이 벌떡 몸을 일으키며 분노가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고? 미쳤느냐? 우리 정승 댁이 요즘 말밥에 오른 것이 부족해서 안달인 것이냐? 불 난 사건이 막 끝난 터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우리 정승 댁을 주시하고 있는지 모른단 말이냐? 지금 관아에 고발하러 간다니. 정승 댁을 발칵 뒤집어놓을 셈이냐.”
옥자가 난처한 듯 말했다.
“대부인님, 아씨의 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 일은 아무래도 대부인님께서 친히 나서야 할 듯싶습니다.”
대부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안 된다. 나는 지금 그년과 말할 수 없다. 이 분노를 밖으로 터뜨렸다가는 일을 그르칠까 두렵구나.”
잠시 후, 대부인은 흥분을 삭이지 못한 채 또다시 소리쳤다.
“도대체 그년은 뭘 더 바란단 말이냐? 사람을 저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는데도 이 늙은이가 따지지도 않았거늘. 한밤중에 와서 관아를 들먹이며 설쳐대다니. 이제는 정말로 자신이 섭정왕비라도 된 줄 아는 모양이구나.”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하인이 문 앞에서 보고했다.
“대부인님, 뒤뜰에 불이 났습니다. 단청현주께서 나뭇집을 지으려고 준비한 목재가 죄다 불에 타버렸습니다. 그리고 막 세운 울바자까지 무너졌습니다.”
대부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지며 옥자를 노려보았다.
“연옥은 어디 있느냐?”
옥자는 그녀가 밖으로 나간 것을 보았다고 감히 말하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의원께서 치료해주신 후 줄곧 방에서 쉬고 있습니다.”
“먼저 연옥을 불러오너라.”
대부인은 문득 오늘 연옥의 행동이 떠올랐다. 연옥은 불평을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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