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화 옥자 아주머니의 증언
원취옥은 옥자의 비아냥에도 미동하지 않았다. 입가에 옅은 미소만 걸었다.
“흥분 말아라. 내가 대부인을 모함하라 한 게 아니다. 너도 알지 않느냐. 이 모든 게 대부인과 하종수가 짠 일이다. 난 그저, 있는 그대로 말하라 한 것뿐이다.”
옥자가 비웃었다.
“마님 머리가 좀 둔하시군요. 오늘은 그만 물러가겠습니다.”
“그래, 돌아가 봐라.”
원취옥은 느긋하게 말했다.
“아, 그리고 틈나면 집안 식구들이나 한번 들러라.”
옥자가 홱 돌아보며 눈을 치켜떴다.
“무슨 짓을 하셨습니까?”
“내가 무고한 사람들에게 손대진 않는다. 그 말을 하는 걸 보니, 꽤 오래 집에 안 갔구나. 네 식구들이 강시병인에게 물린 것도 모르지? 네 형은 순라가 강시병인을 잡을 때 걸려들었다. 현장에 양 태부가 있었지. 그는 명을 내려 네 형을 몽둥이로 때려죽였다.”
옥자의 얼굴이 확 굳었다.
“거짓입니다!”
“거짓인지는 가서 보면 되지 않겠느냐. 그날 밤 원창가에서 강시병인이 날뛰어 천 명이 넘게 물렸다. 네 집안도 예외가 아니었다. 대부인은 네 식구들이 원창가에 사는 걸 알면서도 입이 새 나갈까 두려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믿지 않습니다. 대부인과 절 이간시키려는 수작은 통하지 않습니다.”
옥자의 목소리는 단호했으나, 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손끝이 덜덜 떨렸다.
원취옥이 손을 들자 양 상궁이 명부 한 권을 가져왔다.
“그날 밤 물린 자들의 명부다. 네 식구 이름이 있나 찾아봐라. 마마께서 직접 내린 명부니 틀릴 리 없다.”
옥자가 책을 낚아채 펼쳤다. 그러나 손이 떨려 장을 제대로 넘기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가족들의 이름을 본 순간, 그녀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명부가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졌다.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주저앉아 무릎을 껴안고 울었다.
한평생 시집도 가지 않고 대부인을 모신 것은, 부귀를 탐해서가 아니었다. 모든 것이 식구들을 위한 삶이었다.
원취옥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부축했다.
“그만 울어라. 네 오라비는 이미 갔지만, 조카와 종손은 아직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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