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화 이간질
검은 밤이 독고용재의 눈밑 고통을 가려 주었다.
“계춘 쪽은 아직 소식이 없느냐?”
“아직 없습니다. 조운방 사람들이 이미 잠입해 수색 중이라 하오나 바닷속에서 한 구의 시신을 찾는 일은 가마 속에서 바늘을 찾는 일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게다가...”
이영은 말을 잇지 못했다. 바다에서 죽은 자는 시신조차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초가을 밤바람이 대낮의 열기를 흩었다. 독고용재는 옷자락을 날리며 무거운 얼굴로 누각을 내려섰다.
“형조에 전하라. 익명의 고발이 접수되었으니 강시병의 창궐은 누군가 고의로 벌인 일이라 하여 경성을 어지럽히려 한 자를 색출하라. 내일 증거를 함께 넘기고 형조로 하여금 송은탁과 동행해 광인섬으로 가서 연유를 캐고 약환을 빚게 하라.”
“예.”
“계춘 군영에는 수색의 고삐를 바짝 당기라 전해라. 살아 있든 죽어 있든, 아니 옷 한 벌 조각이라도 좋으니 그 아이의 흔적을 본왕에게 가져오게 하라.”
“예.”
이영의 목소리가 이미 떨려 있었다.
“내각에 교지를 맡겨 방을 꾸려 온 나라에 붙이라. 하지연이 강시병을 푸는 비방을 찾았으나 누군가의 독수에 당해 생사는 알 수 없다고 전하라.”
명령을 줄줄이 내렸으나, 가슴의 통증은 조금도 가시지 않았다. 독고용재의 심연엔 자책이 밀려올 뿐이었다. 마땅히 자신이 몸소 갔어야 했다.
그는 그때 경성에 남았다. 강시병인들의 소굴을 모조리 뒤엎고, 여승들을 붙잡아 문초했다. 여승들이 아는 것은 많지 않았고 다만 정승 댁 대부인과 연루되었다는 점뿐이었다. 그는 여승 하나를 오민수에게 물게 하고 대부인의 호출을 기다리게 하였다.
만약 대부인이 하지연을 죽인 뒤 더는 강시병인을 흩뿌리지도 않고 여승을 다시 부르지도 않았다면 물릴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양 태부와 짜고 경성을 어지럽혀 하씨 가문의 자리를 다지려 했다. 그러니 하지연을 죽였다고 해서 태자와 태부에게 공을 세울 이 기회를 스스로 버릴 리 없었다.
하지연의 생사가 아득했으니 많은 이들이 가슴 아파했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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