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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태황태후

독고용재는 태후의 말이 모두 옳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허나 지금은 혼례를 논할 때가 아니었다. “어마마마, 더는 말씀 마옵소서. 태황태후께서 기어이 억지로 밀어붙이신다면, 소자는 경성을 떠나겠사옵니다. 이 어지러운 일을 그대로 두고, 태후마마께서 친히 거두시게 하옵지요.” 그는 고개를 숙여 예를 올린 뒤, 단호히 돌아섰다. 태후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저 아이, 성미 하나는 여전하구나.” 손 내관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태황태후마마께서 어찌 이런 교지를 내리셨는지 알 길이 없사옵니다. 혼례 상대도 밝히지 않으시니, 신하들도 근심이 크옵니다.” 태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말이다. 그분께서 조정 일을 놓으신 지도 여러 해인데, 이제야 지루함을 달래려 하시나 보구나. 허나 용재의 성정이 어떤지 모르실 리 없는데... 억지로 밀어붙이신들 될 리가 있겠느냐.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별량진 맞은편의 작은 섬. 하지연은 날마다 탈출할 방도를 궁리하였다. 이 섬에 갇힌 지 열흘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섬에는 샘물이 흘러나와 몸을 씻을 수 있었으나, 갈아입을 옷이 없었다. 열흘째 같은 옷을 입고 있다 보니, 몸에서 나는 냄새가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웠다. 그날 새벽, 아설 노파와 늙은 여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녀는 몰래 섬을 빠져나가려 했다. 하지만 늙은 여인의 기르던 큰 뱀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그녀가 한 걸음 내딛으면 뱀도 따라 움직였고, 물가로 향하면 덮쳐 몸을 감았다. 하지연은 두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알았다, 안 도망간다니까.” 뱀은 마치 사람의 말을 알아들은 듯 천천히 몸을 풀었으나, 여전히 그녀 곁을 떠나지 않았다. 하지연은 모래 위에 앉아 턱을 괴고 그 거대한 생물을 바라보았다. “네가 짐승이면서, 어찌 사람의 부림을 받는 것이냐.” 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저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 주인은 어디로 갔느냐. 그들은 어떤 자들이냐. 이곳은, 아무래도 그들이 머물던 곳이 아닌 것 같구나.” 그녀는 며칠 동안 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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