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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안성왕을 찾아가다

하종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찬물을 뒤집어쓴 듯 온몸이 얼어붙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눈에 증오를 담았다. 원 씨가 자신을 속이고 안성왕을 은밀히 흠모했다는 생각에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갑자기 마차에서 뛰어내리며 마부에게 지시했다. “먼저 마님을 댁으로 모셔다드려라. 나는 따로 볼 일이 있다.” 영용 부인이 휘장을 젖히고 그에게 소리쳤다. “어디를 가시는 겁니까?” 하종수는 곧장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영용 부인은 휘장을 내리고 화끈거리는 뺨을 어루만지며 증오에 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평생 그렇게 속고 살 거라. 저런 여자가 어찌 널 사랑하겠느냐?” 하종수는 곧장 안성왕의 저택으로 향했다. 안성왕과 절교한 지 여러 해 되어, 두 사람은 거의 왕래가 없었지만 하지연이 출가할 때, 그는 안성왕에게 청첩장을 보냈었다. 그는 그저 조용히 매듭짓고 싶었다. 비록 예전처럼 다정한 벗으로 지낼 수는 없더라도 적으로 돌아서는 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와 원 씨 또한 이렇게 파국을 맞이하게 되자 처음에는 통쾌한 마음이 들었으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안성왕을 향하여서는 자못 죄책감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원 씨의 마음속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안성왕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얼마나 우스운가. 이 분노를 도저히 삼킬 수 없었다. 하종수는 지난 세월 동안 노련하고 교활해졌기에 평소라면 안성왕을 찾아가는 일 따위는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어쩌면 이 며칠 동안 계속 자극을 받아왔는지도 모른다. 덕양왕과의 혼사를 승낙한 순간부터 그는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하지연의 파혼으로, 그의 명예는 땅에 떨어졌다. 독고용재의 오늘 계략은 그의 체면을 완전히 짓밟아 놓았다. 그는 똑똑히 보았다. 그가 진영용을 택했고 진영용만 총애했다는 이유로 그를 조롱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황후와 태후를 말이다. 그러나 그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그 그림이었다. 진영용이 그에게 준 정표가 실은 안성왕의 것이었고 그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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