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다시 일어난 충돌
독고은정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세상에! 달수가?”
박청민은 분노를 못 이겨 화분을 발로 걷어차며 외쳤다.
“저는 그자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연은 독고은정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물었다.
“달수라는 자는 누구입니까?”
그러자 그녀는 슬픈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대답했다.
“달수는 이영의 형이자 좋은 사람이었다. 달수의 아내는 올해 병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이제 달수마저 죽게 생겼으니 어린 아들 하나만 남겠구나. 가련하기도 하지.”
‘고아’라는 두 글자가 하지연의 가슴을 쿡쿡 찔렀다.
하지연 또한 부모 없는 고아였으니 그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혹여 저를 달수라는 분에게 데려가 줄 수 있겠습니까?”
하지연이 조심스레 묻자 박청민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다.
“볼 게 뭐 있겠습니까, 이미 기운이 다 빠져 가는데.”
“저는 꼭 가야겠습니다.”
하지연은 지지 않고 단호한 말투로 말했고 옆에 있던 독고은정도 거들었다.
“데려다 주거라. 혹여 아직 숨이 남아 있을지 모르지 않느냐.”
박청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는 안 가겠습니다. 가려면 두 분만 다녀오시지요.”
그의 마음은 무겁기 그지없었다.
이번 임무에서 박청민은 후방 지원만 맡았으나 동료들이 하나둘 쓰러진 탓에 자신이 모두를 해친 듯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독고은정이 직접 하지연을 데리고 축원으로 향했다.
예상대로 달수의 상태는 참혹하기 짝이 없었다.
두 다리는 칼과 검에 난도질당했고 온몸에 새겨진 상처는 모두 뼈에 이를 정도였다.
게다가 장부마저 크게 상해 있었다.
“처음부터 깨어난 적이 없으니 이제는 버티기 어려울 것입니다.”
달수를 돌보던 어의가 하지연에게 말했다.
솔직히 하지연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숨이 막혔다.
달수의 몸에는 스무 군데가 넘는 상처가 선명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어쩌다 이런 중상을 입은 것입니까?”
“섭정왕께서 물러나실 수 있도록 적을 끌어안고 놓지 않았다 합니다. 그리고 적들은 미친 듯이 이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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