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독충이 몸 밖으로 나오자 나는 몸이 한껏 가벼워진 것 같았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격렬한 고통과 뼛속까지 얼어붙을 듯한 한기가 내 온몸을 휘감았다.
나는 간신히 기운을 모아 강가로 헤엄쳤지만 정신은 점점 흐릿해졌고 결국 물속으로 깊이 가라앉았다.
독충이 해독되면 나는 이 넓은 천지를 자유롭게 누비며 진정한 내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러나 뜻밖에도 죽음의 길로 들어서게 될 줄이야.
눈을 감고 운명을 받아들이려던 그 순간, 갑자기 누군가의 내 손을 잡았다.
그 사람은 필사적으로 나를 육지로 끌어올렸다.
그 후 내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마지막 의식이 사라지기 전, 나는 시간이 오래 지났어도 여전히 익숙한 향기를 맡았다.
그리고 누군가 눈물을 글썽이며 내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낯선 방에 있었고 진한 약재 냄새가 코를 찔렀다.
천천히 눈을 뜨자 하녀로 보이는 계집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깨어난 것을 확인한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마님, 아씨께서 깨어났습니다!”
그녀의 작은 몸집과 어울리지 않는 거친 목소리를 듣자 나는 정신을 차렸다.
침대를 짚고 몸을 일으킬 때 나는 손목의 상처가 감싸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맥 사이에도 무거운 느낌이 없었고 심지어 단전에는 따뜻한 기운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놀라운 변화에 나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이때 문이 열리며 한 사람이 급히 내 앞으로 달려와 손목을 잡고 맥을 짚었다.
익숙한 향기가 다시 내 코끝을 스쳤다.
나는 그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비록 부인 차림이었지만 그녀의 얼굴은 아름다웠고 가볍게 화장을 했을 뿐인데도 그 어떤 그림보다 더 예뻤다.
그녀는 내 몸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기...”
나는 입을 열자마자 그녀의 눈빛과 마주쳤다.
‘너무 익숙한 느낌이야. 이 눈매, 얼굴, 심지어 몸에서 풍겨 오는 냄새까지 너무 익숙한데?’
내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의 두 눈에는 정기가 돌았다.
“화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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