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7화
강인혁은 정말이지 체력이 넘쳐도 너무 넘쳤다.
무려 3년이 지나도 그 기세는 줄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해진 것만 같았다.
유지민은 그런 강인혁의 얼굴에 정신이 팔려 그가 언제 깨어났는지도 몰랐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린 순간 강인혁은 이미 눈을 뜨고 있었고 입가엔 짓궂은 듯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지민아, 나 몰래 훔쳐봤어?”
유지민은 화들짝 놀라며 반사적으로 말했다.
“누가 훔쳐봤다고 그래요!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일어나서 출근 준비해야겠어요.”
유지민이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강인혁은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듯 당겨 그녀를 다시 침대 위로 끌어당겼다.
막 속옷을 집어 든 유지민은 그대로 강인혁의 품에 세게 안기고 말았다.
강인혁의 눈매가 가늘게 좁혀지고 그 속에서 감정이 요동쳤다.
차가운 듯한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 위로 내려앉았다.
유지민은 순간 긴장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혁 씨, 으응... 그만해요.”
하지만 그 목소리는 오히려 강인혁을 자극했다.
이상하게도 유지민의 목소리는 귀를 간질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부드럽고 달콤한 그녀의 목소리는 과하지 않게 그의 마음을 간질였다.
아침에 더 쉽게 불타오르듯 강인혁이 유지민을 안고 욕실로 향할 때 유지민의 얼굴은 잘 익은 사과처럼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유지민은 강인혁의 품 안에 얼굴을 묻으며 투덜거렸다.
“인혁 씨, 앞으로는 좀 자제해야 해요. 이러다 지각하겠어요.”
강인혁은 배부른 여우처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유지민이 무슨 말을 하든 고분고분하게 답했다.
“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할게.”
그는 유지민을 세면대에 살며시 앉혔고 차가울까 봐 수건을 깔아주는 세심함까지 잊지 않았다.
그러고는 직접 칫솔에 치약을 짜 유지민의 이를 닦아주었다.
두 사람이 씻고 준비를 마치고 막 나가려던 그때 유지민의 핸드폰이 울렸다.
김현경에게서 온 연락이었다.
그 순간 유지민의 얼굴에 잠시 놀람이 스쳤고 그걸 본 강인혁은 본능적으로 시선을 돌렸다.
유지민은 숨기지 않고 핸드폰 화면을 그대로 강인혁에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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