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위층에는 아직도 수많은 주주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신우는 길게 숨을 내쉬며 이를 악물고 차 문을 열었다.
기자들이 김신우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자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이전에는 르바나 그룹에서 기자 회견을 소집할 때만 기자들과 상대했다. 미리 질문을 배치해두면 기자들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그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물음을 하나씩 던졌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직면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왠지 모르게 그는 살짝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문득 며칠 전 안하영이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 한구석에 씁쓸함이 밀려왔다.
기자들은 그에게 여유를 주지 않고 날카로운 질문을 퍼부었다.
“김 대표님, 르바나 그룹 계좌의 돈이 순식간에 사라졌는데 이는 회사에서 주주들의 이익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입니까?”
“김 대표님, 이 일은 너무 수상합니다. 혹시 대표님께서 직접 횡령하신 건 아닙니까?”
“김 대표님, 비즈니스적으로 보면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르바나 그룹의 신용이 파산했다는 뜻입니까? 주주들이 아직도 대표님을 믿을 수 있을까요?”
“오늘 스카이 플라자에서 대표님께서 레인 그룹의 사모님과 손잡고 쇼핑하는 것을 동료가 봤습니다. 김 대표님,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오늘 사모님께서 계속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는데 혹시 얼마 전 있었던 일 때문에 사모님에게 싫증을 느끼고 다른 여성에게 마음을 돌리신 건 아닙니까? 만약 그렇다면 며칠 전 언론 앞에서 사모님께 하셨던 약속은 무엇이었습니까?”
끊임없이 번쩍이는 플래시 불빛이 김신우의 눈을 찌르며 아프게 했다. 이 기자들은 그에게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한때 그는 도도한 르바나 그룹의 회장이었다. 그를 보면 쥐가 고양이를 본 듯하던 기자들이 이제 르바나 그룹에 문제가 생기자 상황을 재빨리 파악하고 그를 이렇게 몰아붙였다.
그날 병원에서 안하영이 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장면이 다시 그의 뇌리에 스쳐 지나갔다. 그때 그는 며칠 뒤에 자신도 안하영과 똑같은 일을 겪게 될 줄은 상상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