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그들은 아버지께서 20년 전 지원해주신 쌍둥이 형제였다.
지석은 본래 자유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일찍 학업을 중단하고 성원시에 남아 김신우 곁을 지켰다.
지훈은 지석과는 성격이 달랐다. 어릴 때부터 공부에 매진하며 성실하게 노력했기에 아버지는 그가 박사 학위까지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해주셨다.
졸업 후 지훈은 아버지 곁에 남아 아버지의 든든한 조수가 되었다.
지훈은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머리가 똑똑하여 다양한 분야에 두루 능통했으며 특히 컴퓨터 분야는 전문가 수준이었다.
그날 나는 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르바나 그룹의 돈을 흔적도 없이 휩쓸어가는 것은 지훈에게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나는 이 돈이 르바나 그룹 계좌에서 며칠만 사라진다면 성원시에 겨우 발판을 마련한 르바나 그룹이 파산에 직면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 나는 김신우를 처음 만난 날부터 지석을 알아보았다. 김신우가 지석에게 계획을 말했던 날 지훈이 즉시 나에게 알려주었다.
하지만 해외 전화가 지연되어 내가 소식을 받았을 때는 이미 시간이 늦었다.
김신우는 일을 치밀하게 처리하는 편이라 계획의 상세한 내용은 지석에게 말하지 않았다. 결국 나는 김신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성원시를 떠날 때는 지석의 도움을 받아 김신우가 절대 예상하지 못할 경로를 택해 공항으로 향했다.
나는 지석이 김신우의 신임을 받고 있었기에 몇 시간 정도는 그를 붙잡아 둘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영아, 아빠를 믿으렴. 아빠는 절대 김신우를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너는 여기서 안심하고 지내고 남은 일은 아빠에게 맡기렴.”
아버지의 따뜻하고 넓은 가슴은 다시 나에게 힘을 주었다.
이 몇 년간 아버지는 토반시아에서 매우 조용히 지내셨기에 아버지의 사업이 얼마나 큰지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김신우와 결혼한 후 그는 내가 그저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착한 딸일 뿐이라고 생각했고 내 가족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때 내가 김신우를 좋아했기 때문에 아버지는 간섭하지 않았고 그의 무심한 태도에 대해서도 아무 말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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