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당신 어머니 말씀이요, 틀린 게 하나도 없네요. 제가 못생겼을 땐 한씨 가문의 오점이었고 당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존재였죠. 그럼 지금은요? 예뻐졌다는 이유 하나로 당신이 내세울 수 있는 물건이 된 건가요? 아니면 서린 씨에게 느끼는 미련과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어 보려고 급히 끼워 넣은 대체품이 된 건가요?”
한주혁의 얼굴에서 핏기가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그는 마치 정면에서 주먹을 얻어맞은 사람처럼 반 발짝 비틀거리며 물러섰다. 입술이 몇 번이나 움직였지만 끝내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임가현은 그 표정을 딱 한 번 보고는 더 이상 그를 보지 않았다.
“사과는 잘 들었어요.”
그녀는 천 가방을 어깨에 메며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저는 필요 없어요. 용서도 하지 않을 거예요. 인제 그만 따라오세요. 그렇지 않으면 신고할 거예요.”
끼이익.
나무로 된 바의 문이 열렸다.
임가현의 모습은 희미한 밤안개와 졸졸 흐르는 물소리 속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
한주혁은 몸속의 힘이 전부 빠져나간 사람처럼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바 안에는 기타 선율과 함께 가수의 낮고 쉰 노랫소리만이 남았다.
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잔을 집어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독한 술이 목을 태웠지만 가슴 깊숙이 퍼져 가는 끝없는 한기와 공포는 조금도 가라앉지 않았다.
‘안 돼...’
한주혁은 임가현의 손을 놓을 수 없었다.
그는 곧장 몸을 돌려 바를 뛰쳐나가 임가현이 사라진 방향을 향해 아무 생각 없이 달렸다.
“헉헉...”
한주혁은 그녀가 강가에 자리한 작은 민박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간판에는 ‘여름’이라는 이름이 걸려 있었다.
민박의 나무 창살 사이로 따뜻한 노란 불빛이 새어 나왔다.
한주혁은 강 건너편 여관에 방을 잡았다.
창문을 열자 강 건너편에 있는 ‘여름’의 2층 방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창가에 서서 그 불빛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불이 꺼지고 동이 틀 때까지 한주혁은 끝내 눈을 떼지 못했다.
...
다음 날, 한주혁은 거의 잠을 자지 못한 채 아침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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