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5장 윤성훈의 망설임
이여단은 시간이 되자 그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유서를 한 장 써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죽음으로 죗값을 치르겠다고 말이에요. 그리고 유서를 다 쓰면 손목을 그어서 자살해요.”
말을 마치자 유인성은 책상 앞으로 걸어가서 종이와 펜을 들고 유서를 적기 시작했다.
이여단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그의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하유안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런 뒤 그녀는 아이의 방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
이여단은 모든 걸 다 계획했다. 그녀는 유인성이 자살할 때 아이가 현장에 없었으면 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아이를 시어머니에게 맡겼다. 매일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시어머니는 불만이 많은 건지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서 재촉했다.
“얼른 와서 애 좀 데려가. 난 오늘 친구들이랑 밤새워 놀기로 했으니까. 넌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왜 매일 나한테 애를 맡기는 거야? 시간 있으면 우리 집안을 위해 손자라도 낳아. 어쩌면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 건지. 차라리 내 아들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게 더 빠르겠어.”
시어머니는 마지막 말을 아주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리며 말했다.
이미 수도 없이 들은 말이라 너무 익숙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이여단의 눈동자에 증오가 가득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통제당하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면서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하게 말했다.
“9시 30분쯤 데리러 갈게요.”
시어머니는 코웃음을 쳤다.
“너도 좀 노력해. 네가 매일 만나는 네 친구들만큼이라도 해.”
말을 마친 뒤 시어머니는 전화를 끊었다.
이여단은 시간을 확인했다.
그녀에게는 반드시 알리바이가 필요했다. 그래서 친구들과 만나려고 약속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번의 약속 장소는 그녀가 정했다.
“밖에서 그 짓거리를 하는 게 그렇게 좋으면 같이 지옥에 떨어져.”
이여단은 가방을 들었다. 그녀는 더 이상 제정신이 아닌 남자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어차피 남자는 시간이 되면 알아서 손목을 그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가장 혐오하는 사람을 자신의 두 손으로 죽일 것이다.
이여단은 미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