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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장 윤성훈

두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상서의 피를 앞에 뿌렸다. 혼돈은 성격이 난폭했고 피를 아주 좋아했기에 이것이 그를 자극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혼돈이 완전히 수화가 될 때쯤, 용호산의 사람도 도착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들은 조용히 상서를 데리고 갈 수 있을 것이고 용호산 도사들의 전투력도 한풀 꺾을 수 있었다. 그리고 혼돈은... 소란을 크게 벌일수록 좋았다. 한국의 기운을 전부 망쳐준다면 그들에게는 아주 좋은 일이었다. 서지석은 확실히 자극을 받았다. 그는 조금 전까지 진희원이 가르쳐줬던 말들을 기억했다. 예를 들면 인간과 동물의 가장 근본적인 구별점은 먹지 말아야 하는 것은 먹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는 인간이니 걸을 때 제대로 걸어야 하고 말도 잘 들어야 하고 일도 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서지석은 그것들을 전부 잊은 듯했다. 그는 머릿속이 백지가 되었고 배가 고프다는 생각만 들었다. 서지석은 아주 많은 걸 먹고 싶었다. 서지석은 고개를 들면서 하늘을 향해 으르렁댔다. 동공도 변했고 두 다리도 변했다. 멀지 않은 곳, 도포를 입은 대사들은 모두 걸음을 멈추고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손에는 검이 들려 있었다. 그들은 근처에 있어서 가장 처음 이상함을 눈치챘다. 그런데 이곳에 오고 나서는 목표를 찾지 못했다. 이때 짙은 안개가 끼면서 많은 망령이 흥분하여 날뛰었다. 요물이 출몰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서쪽이다!” 삭 소리와 함께 그들은 모두 방향을 돌렸다. “잠깐, 누가 진법을 만든 거지?” 용호산의 도사들은 평소에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그들은 이번에 교류회가 있어서 온 것이었다. 그런데 그들을 제외하고 또 누가 진법을 만들 줄 안단 말인가? “일단 신경 쓰지 마.” 그중 한 도문의 대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의 등에는 보기 드문 복숭아나무로 만들어진 종규식 목검이 있었다. “사람을 구하는 게 우선이야. 생포하는 걸 잊지 마. 그리고 이 근처에 있는 주민들이 이상함을 눈치채면 안 돼.” 이상한 움직임은 매년 있었다. 결계가 있으면 이상한 움직임도 지진으로 여겨졌고 가끔 우연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분열이 확연히 느껴졌다. 광장의 한족 끝에는 젊은이들이 커피잔을 든 채로 천둥소리가 작아지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다른 한쪽은 벽 전체가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했다. 점차 이성을 잃는 혼돈을 바라보던 두 명의 상처를 입은 남자들은 다시금 둔지술을 이용해 이곳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도술이 먹혀들지 않는 걸 발견했다. 바로 이때 훤칠한 사람이 먼 곳에서 천천히 걸어왔다. 그의 손에는 검은 우산이 하나 들려 있었고 마디마디 분명한 손가락은 과할 정도로 하얬다. 이 순간 이곳에 나타날 수 있는 사람은 절대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 두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바짝 긴장했다. 남자가 가까워지자 근처 공기 또한 차가워졌다. 그가 입고 있는 네이비색 정장은 아주 깔끔하고 비싸 보였다. 누가 봐도 귀공자였는데 어깨에는 붉은 눈을 한 까마귀가 앉아 있었다. 그 까마귀는 깃털이 아주 반짝반짝했다. 딱 봐도 평범한 까마귀는 아니었다. 두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그가 망령을 잡으러 온 지관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생령이었다. 그것도 종잡을 수 없는 생령이었다. 그들은 남자를 제대로 보기 전부터 그에게서 압박감을 느꼈다. 두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상대가 만만치 않음을 느끼고 도망치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남자는 오른손을 움직였고 빗물이 마치 칼처럼 그들을 꿰뚫었다. 두 남자는 미처 반응하지도 못하고 입을 쩍 벌리고 남자를 바라보았다. 주변의 검은 안개는 그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마구 날뛰던 망령조차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의 들러리가 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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