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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장 깊이 사랑함이 분명하다

까마귀는 자신의 아부가 잘 먹힌다는 걸 직감하고 곧바로 말했다. “확실합니다. 신앙까지 주상께 드리려고 했으니 주상을 깊이 사랑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소중한 것을 어찌 주상께 드리려고 했겠습니까?” 윤성훈의 속눈썹이 움직였다. “그래?” “그럼요. 생각해 보세요. 신앙은 수도자들에게 아주 귀한 것입니다. 예전에 도를 닦았을 땐 신앙이 필요하여 주상을...” 거기까지 말한 까마귀는 서둘러 입을 다물었다. ‘내가 미쳤구나. 이 방정맞은 입! 말하지 말아야 할 것까지 말하다니!’ 까마귀는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고대 신수의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갓 튀긴 치킨 같아 보였다. 윤성훈의 준수한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 그는 손을 흔들어 주변 기운을 숨겼다. 수도자들은 이곳에 온다고 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그의 기운은 혼돈의 흉악한 본성을 완전히 제압하고 가릴 수 있었다. 까마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그때, 그는 날개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발견했다. 조류가 날개를 움직이지 못하고 허공에 뛰어오르는 모습이 얼마나 우스울지 다들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까마귀는 혼돈을 태워서 가야 했다. 까마귀는 침을 꿀꺽 삼켰다. 허공에서 곤두박질쳐서 죽고 싶지는 않았기에 까마귀는 떠보듯 말했다. “주상, 제가 지금 날 수가 없어서요. 주상의 시간을 지체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윤성훈은 까마귀를 힐끗 보았다. 순간 검은 안개가 넘실거렸다. 까마귀는 찍소리도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윤성훈의 추측이 맞다면 상서는 아마도 진희원이 있는 쪽으로 갔을 것이다. 까마귀는 윤성훈의 선물을 주는 방식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여자에게 꽃이나 보석을 주는데 윤성훈은 진희원에게 고대 신수를 선물로 주었다. 게다가 윤성훈은 구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비를 거는 것처럼 보였다. 상서를 보내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혼돈을 치료해서 돌려보내는 건 필요 없는 일 같았다. 혼돈은 배고프면 산도, 바다도 집어삼킬 수 있었고, 심지어 입맛이 까다로워 평소에는 인삼이나 녹용 같은 것을 선호했다. 그동안 진희원은 혼돈 때문에 돈을 많이 썼을 것이다. 까마귀는 더 지껄일 수 없었기에 그저 생각만 했다. 곧 깃털이 날렸고 그곳에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 두 명만 남았다. 용호산의 도사들이 도착했을 때 그들의 나침반은 고장이 났다. 그곳은 아주 깨끗하다고 나타났다. “이상하네요. 아까 분명 여기 있었는데 말이에요.” 용호산의 사람은 바닥에 떨어진 부적을 발견했다. 그는 왜 흉수의 기운이 갑자기 사라진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저기 사람이 있어요!” 중년 도사가 쭈그리고 앉아서 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가면을 힘껏 잡아당겼다. “이... 이 사람들 일본인인 것 같은데요?” 일본의 수행자는 알아보기가 매우 쉬웠다.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그들의 둔지술이었다. 평소 그들은 이런 차림을 하지 않았다. 일반인들과 다를 바가 없어서 거리를 누벼도 알아볼 수 없었다. 그들은 오직 도술을 쓸 때만 얼굴에 기호가 나타났다. 그들의 도술은 우리나라의 것과 비슷한 점이 있었다. 예를 들면 별자리를 관찰하거나, 관상을 보거나, 방향을 측정하거나, 재앙을 예측하거나, 부적을 쓰고 주문을 외운다거나, 환술을 썼다. 이번에 진법 대회에 참석난 수행자들이었다면 분명 그들과 인사를 나눴을 것이다. 그런데 눈앞의 사람들은 아주 낯선 얼굴이었다. 그것은 일본의 수행자가 비공식 경로로 우리나라에 밀입국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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