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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장

“아가씨는 확실히 택시를 타고 오셨습니다.” 그건 이상한 일이었다. 진희원이 설명하자 집사는 이해했다. 가출했다니. 진원의 눈동자에 의아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은 몰랐다. 가출이라니. 진원은 의심을 품었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 “너희 할아버지는 네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 다 해주려는 사람이지 않니? 희원아, 할아버지 마음을 알아줘야지.” “전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진희원은 내친김에 소파에 앉았다. “할아버지께서 이미지 좀 챙기라고 해서 그렇게 했어요. 매일 많은 것들을 외우느라 머리가 터질 지경이에요. 전 의대생인데 할아버지는 굳이 저한테 회사를 맡기시려고 하죠. 그리고 제가 타지 사람이라 다른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떠들 수 있으니 부잣집 아가씨들처럼 예의를 좀 배우라고 하던데요.” 진희원은 몸을 뒤로 젖혔다. “할아버지가 절 무시한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대놓고 그럴 수는 없으니까 저랑 싸우는 거겠죠. 그리고 저한테 친구도 사귀지 말라고 했어요.” 집사는 진희원의 말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진원은 진희원이 아주 사랑스럽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아주 어린 아이가 따로 없구나. 네 할아버지가 왜 너를 깔보겠니? 됐어, 얼른 돌아갈 준비 해. 늦으면 너희 할아버지가 걱정할 거야.” 진원은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들었다. “일단 너희 할아버지한테 전화해서 네가 여기 있다고 얘기할게.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늦은 시간에 너희 할아버지가 신고하려고 할지도 몰라. 넌 어렸을 때 납치당한 적도 있으니 말이야.” 진원은 진희원을 떠보고 있었다. 그는 다른 방식으로 진실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려고 했다. 진희원은 절대 대책 없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큰오빠에게 연락하면서 한 가지 일만 부탁했을 리가 없었다. 그녀는 차가 산으로 올라가는 도로에 들어섰을 때 이미 진원을 만날 것을 예상했다. 물론 이곳은 별장 구역이라 진원을 제외하고 배씨 일가, 여씨 일가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스파이도 이곳으로 왔다. 진원은 전화가 통하자 곧바로 말했다. “왜 희원이랑 싸우고 그래? 싸우지 않고 잘 얘기하면 되잖아. 희원이는 지금 친구랑 같이 우리 집에 와 있어. 얼른 이곳으로 와서 희원이 데려가.” “싫어요! 걔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요. 걔는 식탁 앞에서, 그렇게 사람들 앞에서 제 체면을 구겼어요. 정말 굽히는 법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아이죠. 형님, 그만 얘기해요. 걔는 걔 아빠랑 똑같아요. 걔한테 정말 너무 실망했어요.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 특히 마지막 말을 할 때는 한숨까지 쉬었다. 진원은 자신의 둘째 동생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정말로 슬퍼하고 있었다. 마치 그 해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의 조카는 15, 16살 때쯤 자존심이 너무 강해서 가출했었다. 그때 그는 진씨 일가 사람들이 별로 성숙하지 않다는 걸 발견했다. 그래서 조금만 유도하면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진택현은 지금까지 좋은 도구였다. 그런데 그 도구는 폐기 처분 되었고 진원은 새로운 도구가 필요했다. 진원은 그가 잘 알지 못하는 진희원을 쓰면 위험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그는 천천히 시험해 볼 생각이었다. 진원은 전화를 끊은 뒤 자애롭게 말했다. “오늘은 안 돌아가는 게 좋겠다. 너랑 너희 할아버지 모두 냉정해지는 게 좋겠어. 내일 다시 얘기해. 집사, 주방에 음식을 준비하라고 얘기해.” “할아버지 말대로 해. 아직 밥 안 먹었지?” 만약 진원의 본모습을 몰랐다면 다들 그를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아하고 자애로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희원은 그가 꿈에 몇 번이나 등장했음에도 그의 악의를 눈치채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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