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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장 진기풍, 상대를 정확히 꿰뚫어 보다

진기풍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됐어. 걔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 얘기를 해보자.” 진기풍은 진희원의 연기에 어울려주려고 평소 안 하던 일까지 했다. “큰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줄곧 유정이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셨어요. 할아버지는 고집이 워낙 세서 큰할아버지께서 설득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진기풍은 잠깐 고민했지만 그래도 신유정의 손을 잡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진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 유정이랑 결혼하고 싶어요.” 신유정은 그 말을 듣자 너무 들떠서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하마터면 돈을 향한 탐욕을 감추지 못할 뻔했다. “기풍 씨, 드디어...” 신유정은 진원의 경고하는 눈빛을 보더니 억지로 화제를 돌렸다. “지금 결혼하겠다고 한다면 할아버지와의 관계가 더 틀어질 수도 있어. 기풍 씨, 난 더 기다릴 수 있어. 그러니까 나 때문에 할아버지랑 싸울 필요는 없어.” 진기풍은 아주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널 위해서가 아니라 날 위해서야.” 진기풍은 더 말하지 않았다. 그는 진희원에게 고마웠다. 그의 두 눈으로 진실을 확인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큰할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그들을 아껴줬다. 할아버지가 엄격하게 굴 때도 큰할아버지가 대신 사정해 주었다. 진기풍은 자신이 바닷가에서 물에 빠져 죽을 뻔했을 때 큰할아버지가 구해줬던 걸 기억했다. 그래서 그동안 진기풍은 진원을 아주 좋은 사람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진원과 신유정이 눈빛을 주고받는 걸 보고 그는 완전히 단념했다. 더는 그들을 위해 핑계를 찾지 않아도 되었다. 진희원이 말했듯이 두 사람은 아는 사이일 뿐만 아니라 진기풍을 멋대로 주무르기 위해 그와 할아버지 사이를 틀어지게 했다. 처음부터 모두 연기였던 것이다. 자세히 생각해 보면 깊이 사랑하기 때문에 더 많이 혼냈던 것 같다. 할아버지가 그들을 혼낸 건 그들이 마땅히 혼나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계속 그들을 예뻐해 주었다면 오히려 문제가 됐을 것이다. 큰할아버지가 했던 일들을 떠올려 보면 은연중에 그들을 무능력하게 만들고, 오히려 그들이 자신에게 고마워하게끔 만드는 것과 다름없었다. 정말로 음험한 방법이었다. 진기풍은 진희원 쪽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알았기에 거북함을 티 내지 않고 오히려 다정하게 굴었다. 그래서 신유정은 진기풍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녀는 자신이 어장 관리한 물고기에 문제가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원은 계속 그녀를 재촉했다. 지금 보니 결과는 아주 명확했다. “기풍 씨.” 신유정은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학업 때문에 당신을 떠나서는 안 됐어. 난 그때 안정감이 없었고 너무 교만했어.” 진기풍은 신유정을 보고 싶지 않아서 시선을 내려뜨렸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탓이 아니야.” ‘내가 보는 눈이 없었지. 과거에 너무 매달렸어.’ 만약 정말로 그 때문에 할아버지가 병상에서도 마음 편히 지내지 못하고, 동생들도 전부 비참한 말로를 맞이하고, 진희원이 죽은 뒤 시신을 거둬줄 사람조차 없었다면 진기풍은 절대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했을 것이다. 다행히 진희원이 모든 걸 알려주었다. 진기풍은 자신의 감정을 숨겼다. 진원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자 의심이 전부 가셨다. 오빠가 아무리 여동생을 아낀다고 해도 선이라는 게 있었다. 만약 상대가 구제 불능이라면 결국엔 인내심이 닳게 되는 법이다. 전에 갑작스럽게 벌어졌던 일들 때문에 잠깐 생각을 잘못했다. 지금 보니 그의 계획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진기풍이 그에게 나서달라고 부탁한 것은 성공의 첫걸음이었다. “기풍아, 너도 큰할아버지 성격을 잘 알겠지만 네 할아버지가 결정한 일에 난 별로 간섭하고 싶지 않단다. 하지만 난 네가 자라는 모습을 줄곧 지켜봤기에 네가 감정을 아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 만약 원하지 않는 사람과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면 넌 평생 행복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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