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이준서는 멍한 표정으로 문성아를 바라보다 잡고 있던 손을 놓고 콧방귀를 뀌었다.
“열나는 것도 몰라?”
이준서의 엄지가 문성아의 이마를 스쳤다. 잠깐 스쳤을 뿐인데도 엄청 뜨거웠다.
문성아는 그제야 뒤늦게 어지럼증을 느꼈고 앞에 선 이준서도 여러 개로 보이기 시작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본능적으로 이준서의 옷자락을 잡는데 후자가 문성아의 손목을 잡았다.
“얌전히 있어.”
이준서의 목소리는 여전히 딱딱했지만 손짓은 조금 전보다 많이 부드러워졌다. 조수석에 기댄 문성아는 의식이 점점 흐릿해지는데 이준서가 어디론가 전화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해열제와 정맥 주사기 준비해. 지금 당장.”
창밖의 네온사인이 하늘거리며 춤추자 문성아는 전생의 비바람이 몰아치던 밤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때도 지금처럼 온몸에 한기가 감돌았는데 이준서가 피못에 쓰러진 그녀를 안고 떨리는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댔다.
“성아야...”
다시 지금, 귓가에 울려 퍼진 목소리가 문성아를 추억에서 끄집어냈다. 이준서는 어느새 차를 대고 미간을 찌푸린 채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걸을 수 있겠어?”
문성아는 괜찮다고 말하려 했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시야도 흐릿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이준서가 문성아를 번쩍 안아들자 특유의 향기가 문성아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번거롭게.”
이준서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며 문성아를 더 꽉 끌어안았다.
VIP 병실, 의사가 막 검사를 마쳤다.
“체온이 39.5까지 올랐습니다. 입원해서 관찰해야 할 것 같아요.”
의사가 안경을 올리며 말했다.
“그리고...”
의사가 무슨 말을 하려다 말고 이준서를 바라봤다. 이준서는 눈치로 알아채고 의사와 함께 복도로 나왔다.
“문성아 씨 팔뚝에 난 바늘 자국은 최근에 난 걸로 보여요. 위치나 상태로 봤을 때 최근에 강제로 헌혈하지 않았나 싶은데.”
의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게다가 몸에 멍이나 찰과상이 많이 보이는데 그것도 최근에 난 상처들입니다. 조금... 이상해 보여요.”
이준서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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