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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장

박시언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비서, 쫓아내.” “네!” 이 비서가 서찬미의 팔을 잡았다. 서찬미는 이 비서의 손을 힘껏 뿌리쳤다. “이거 놔요.” 서찬미는 최대한 용기를 내어 박시언에게 말했다. “아무도 건드리지 말아요. 나 임신했어요, 박 대표님의 아이를 임신했다고요!” 서찬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주위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문밖에서 일부 직원들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려고 머리를 내밀었다. 박시언의 안색이 순간 확 변했다. 그의 변한 안색에 직원들은 이것이 사실임을 알았다. 서찬미는 박시언 앞으로 다가와 자신의 평평한 아랫배를 만지며 말했다. “시언 씨, 이건 시언 씨의 아이예요. 시언 씨의 첫 번째 아이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매정하게 굴 거예요?” 도발하는 서찬미의 모습에 박시언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주저앉았던 오숙연은 서찬미의 말에 바로 당당해졌다. 대가족일수록 자손이 더 중요하다. 임신까지 했는데 어떻게 박씨 집안으로 들이지 않겠는가? 오숙연은 이내 마음을 놓았다. 두려움도 사라졌다. 오히려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곧 박시언의 장모가 된다! 한성 그룹 장남의 외할머니가 된다!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있겠는가? 박시언은 피식 웃었다. “네가 임신했다고?” 서찬미는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시언 씨가 뭘 했는지 기억 안 나요? 하룻밤이어도 부부로서 지낸 것과 다름없어요. 이제 나는 시언 씨의 아이를 임신했어요. 나를 쫓아내면 안 된다고요!” 박시언의 눈빛에 위엄이 서려 있었다. 서찬미는 일부러 위협하는 말투였지만 박시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박시언은 이 비서를 보며 말했다. “병원에 데려가서 직접 검사하고 나에게 결과를 가져와.” “네, 박 대표님.” 이 비서는 서찬미에게 말했다. “서찬미 씨, 같이 가시죠.” 서찬미는 전혀 겁먹은 기색 없이 이 비서를 따라나섰다. 나가면서 주저앉은 오숙연을 힐끗 쳐다보기도 했다. 오숙연은 서찬미의 얼굴을 보고 바로 깨달았다. 만약 지금 서찬미를 입 밖에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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