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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장

며칠째 보지 않았지만 박시언의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신다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이혼합의서, 다 됐어?” 박시언이 담담하게 말했다. “계약서대로라면 계약 기간이 끝나는 날 이혼합의서가 너에게 전달될 거야.” 신다정이 아무 말을 하지 않자 박시언이 계속 말했다. “여기 온 이유가 이걸 말하려고 온 거야?” 박시언의 말투가 쌀쌀해지자 신다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같이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자고 왔어.” “무슨 프로그램인데?” “엑스, 안녕.” 이 말을 들은 박시언은 아무런 내색 없이 탁자 위에 놓인 커피잔을 집어 들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듣자 하니 현성 그룹에서 기획안을 잘 쓴 것 같네.” “그래서... 나갈 거야?” “너는?” “나는 나가려고.” “그래.” 박시언이 수락하자 신다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시언은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허성곤과 무슨 사이야?” “아무 사이 아니야. 다만 허 대표가 모안 그룹의 파트너여서 비즈니스상 왕래가 있을 뿐이야.” 박시언이 그녀의 신분을 의심하자 신다정은 아무 말이나 꺼내 둘러댔다. 다행히 박시언은 신다정의 말을 믿었고 한 번도 그녀가 민주성이라고 의심한 적이 없었다. 지난번 고빈과 연회에서 만난 뒤 고빈을 민주성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박시언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허성곤은 위험한 인물이야. 괜한 불똥이 튀지 않도록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파트너라고. 허 대표 같은 사람과 가까이할 기회도 없어.” 신다정은 담담하게 웃으며 한마디 덧붙였다. “박 대표님, 생각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 “나야말로 그러길 바라.” “내가 할 말은 끝났어. 프로그램 나가기로 동의했으니 오후에 계약서 보내줄게. 프로그램에서만큼은 좋은 시간 보내자고.” 신다정이 자리를 뜨려고 일어서자 박시언이 말했다. “할머니가 회사에 찾아간 거 알아.” 신다정의 발걸음이 멈추자 박시언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다시 말했다. “어쨌든 할머니이다 보니 가끔 너에게 잔소리할 때가 있을 거야.” 신다정은 아무 말 없이 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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