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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장

지태준은 그제야 신문을 내려놓고 소파로 가서 초대장에 적힌 내용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김영수가 이렇게 서두르는 건 용성 자원을 빨리 파악하기 위해서인 것 같아.” “이렇게 서두르는 것이 태준 씨와 맞서 싸우기 위해서라고?” “글쎄.” 지태준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어쩌면 낙성 쪽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어.” “낙성에 무슨 일이 생겼는데?” 신다정은 얼굴을 찡그리며 지난번 낙성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려 보았지만 그 어떤 일도 생각해 내지 못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 기미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사실 김영수도 낙성에 착실히 있는다면 낙성의 군주가 될 수 있다. 용성에 와서 지금처럼 물타기를 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그의 욕심 때문에 오히려 배씨 가문과 파혼을 하게 되었고 체면도 구겼다. 김영수가 체면 따위 아랑곳하는 사람이기에 아직 용성에 남아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었다면 진작 주눅이 들어 용성을 떠났을 것이다. “잘 모르겠어. 낙성은 김영수의 땅이야. 전에 낙성을 안 가겠다고 약속했어.” 말을 마친 지태준은 신다정이 허탈해하는 모습을 보더니 빙그레 웃으며 신다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내 사람들이 있으니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거야. 일이 나면 나에게 제일 먼저 알릴 테니.” 신다정은 지태준의 품에 안기며 물었다. “김영수와 그때는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어쩌다가 사이가 틀어진 거야?” “김영수가 아마 나에게 배신감을 느꼈겠지.” “왜?” “김영수와 함께 빈민가에 있을 때 서로 도우면서 살았어. 역경과 고난을 함께 한 형제 같은 사이였지. 그때 백 대표가 우리 둘을 함께 데려가 임무를 수행하게 했어. 그런데 김영수가 나보다 더 독했고 또 위로 올라가려는 야심이 컸지. 그때 우리 두 사람에게 기회가 생겼어. 서한 그룹의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후계자를 선택하려고 했거든.” 신다정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서한 그룹에 어르신이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는데... 그러면 김영수는 서한 그룹 어르신의 핏줄이 아니라 양아들로 들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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