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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0장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고 평생 친구로 인정한 사람은 백소원뿐이었다. 하지만 백소원은 지태준 그 남자를 위해 두 사람의 우정마저 포기했다. “닥쳐!” 백소원은 떨리는 손으로 칼을 들고 있었고 예리한 칼날 때문에 배연화의 목덜미에 쉽게 상처가 났다. 신다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진작부터 칼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면 왜 그전에는 저항하지 않았죠?” “내가 왜 저항해야 하는데? 윤비호와 약속했거든. 윤비호는 돈이 필요하고 난 지태준이 필요해. 윤비호가 너를 죽이고 김영수에게서 돈을 받으면 나 대신 두 가지 일이나 해결할 수 있지!” “날 죽이려는 건 이해하는데 김영수는 백소원 씨와 잠깐이라도 동맹을 맺은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하는 건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백소원은 정신이 나간 듯한 얼굴로 말했다. “김영수도 나를 이용했어. 돈 좀 뜯어내는 게 어때서! 김영수가 내 체면을 깎아 내가 해성의 웃음거리가 된 것에 비하면 4조 원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잖아! 그 돈으로 내 존엄을 다시 찾을 수 없잖아?” “존엄은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주는 것이에요! 김영수는 백소원 씨에게 충분한 기회를 줬어요. 다만 본인이 욕심에 눈이 멀어서 그렇게 된 것이고요.” “닥쳐!” 백소원은 신다정을 매섭게 쳐다보며 말했다. “내 앞에서 잘난 척하지 마! 네가 얼마나 고상하다고 그래? 만약 진짜로 잘났으면 왜 나에게서 지태준을 빼앗는 건데! 너와 지태준의 약혼식 날, 강금희와 반지훈뿐만 아니라 허성곤마저 네 편이더라고! 그리고 고빈과 문유한은 너 대신 모안 그룹을 지키고 있고 박시언도 널 못 잊고 있어. 네 주위 사람들이 다 너를 사랑하는데 왜 나에게서 태준 씨까지 빼앗냐고!” 백소원의 불만이 이렇게 많을 줄 예상하지 못했던 신다정은 그녀의 말에 피식 웃었다. “나 신다정이 가진 모든 것은 목숨 걸고 얻은 것이에요. 본인이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봐요. 지금의 백소원을 사랑했을 것 같은지? 금희 언니와 반지훈이 백소원 씨의 편을 들어줄지? 허 대표가 옆에서 지켜줄지? 고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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