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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과한 보약은 해로워

유정한은 옆에 서서 외할머니와 손녀가 다정하게 웃고 떠드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저도 모르게 눈빛이 따뜻해졌다. 송혜자는 경진시로 가기 싫다며 고집을 부렸고 강이영은 이틀 내내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유정한은 아예 청산 요양원을 통째로 사들였고 경진시에 있는 요양원의 의료진 일부를 이곳으로 불러왔다. 강이영은 이 사실을 외할머니에게 사과를 깎아 드리던 때에 듣게 되었다. 과도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동그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요양원 전체를 다 사버렸다고요?” 유정한은 그 말을 들었을 때, 마치 아무렇지 않은 듯 담담하게 “응”하고 대답했다. 이윽고 따뜻한 체온이 그의 품으로 와락 안겨들었다. 강이영은 발끝을 세우고 두 팔로 그의 목을 꽉 껴안아 꼭 나무늘보처럼 매달렸다. “여보, 왜 이렇게 멋있는 거예요!” 그녀는 그의 어깨에 파묻혀 웅얼거렸다. “여보가 너무 좋아요!” 유정한은 그녀의 기습 포옹에 흠칫 물러서며 본능적으로 그녀의 허리를 받쳐 들었다. 품 안의 그녀는 향긋하고 부드러웠다. 머리칼 사이에서 은은한 샴푸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그는 목젖이 불규칙하게 움직였고 시선을 떨구자 반짝이는 눈동자가 마치 별빛을 머금은 듯 빛나고 있었다. 강이영은 요양원에서 일주일 동안 외할머니와 함께 지냈다. 경진시로 돌아가는 날 아침, 그녀와 유정한은 묘소에 들러 외할아버지를 참배했다. 청산 공동묘지는 옅은 안개에 싸여 있었고 강이영은 차가운 돌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묘비에 새겨진 흑백사진을 손끝으로 천천히 쓸어내렸다. 사진 속 노인은 인자한 웃음을 짓고 있었고 눈가에는 세월의 주름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외할아버지...” 그녀가 낮게 불렀다. 순간, 어린 시절의 기억이 아른거렸다. 옛집의 포도 넝쿨 아래에서 자신의 작은 두 손을 외할아버지의 따뜻한 큰손이 감싸주고 있었다. 붓끝을 잡아 주며 마당의 해당화를 한 획 한 획 따라 그리던 기억이었다. 외할아버지의 몸에서는 늘 먹 향이 풍겼고 말씀하실 때마다 하얀 수염이 살짝살짝 흔들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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