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66화 얼굴 공개할 생각 있어?

전화기 너머 남자는 잠시 조용해졌다가 낮게 웅얼거렸다. “...네가 그린 게 유정한 씨야?” “네.” 강이영은 종이 모서리에 연필로 음영을 더해 선을 한층 더 입체적으로 살렸다. 이윽고 짓궂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근데 두 사람은 어떻게 알게 된 거야? 그 사람 보통 인물이 아니잖아. 근데 난 네 입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강이영의 손끝이 잠깐 멈췄다. “어느 전시회에서 만났어요...” 그건 유정한이 설명해준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리 떠올려봐도 기억이 뚜렷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잘 기억이 안 나요.”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했다. “저한테 이런 거 캐내려고 전화한 거예요?” “그건 아니고.” 그는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계속해서 말했다. “경진시 미술 협회에서 ‘단청화합’이라는 전국 미술 대회를 열 거든. 주최 측에서 ‘나이팅게일’을 시상식 특별 게스트로 모시고 싶대. 얼굴 공개할 생각 있어?” 강이영은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 “됐어요. 아직 기억이 다 돌아오지도 않았는데 혹시 아는 사람이 다가와서 인사할 때 내가 이름도 모르면 민망하잖아요. 그리고 저는 처음부터 한 번도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어요. 사람들은 ‘나이팅게일’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나타나면 괜히 시선만 끌 거예요. 그림을 보여주는 거면 충분해요. 붓을 잡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그냥 캔버스 뒤에 숨겨두는 게 나아요.” 그는 알았다는 듯이 대꾸했다. “그럴 줄 알았어. 주최 측에는 거절한다고 전할게.” “네, 고마워요.” 전화를 끊고 난 뒤, 그녀는 다시 그림 속 유정한을 바라보았다. 손끝으로 따라가며 쓰다듬다 보니 저절로 입술이 올라갔다. 기억이 완전히 돌아오진 않았지만... 지금도 아주 행복했다. 그녀는 그림을 정리해두고 프로젝터를 켜서 영화를 고르기 시작했다. 어차피 오늘은 영감이 안 떠오르니 푹 쉬기로 했다. [풍월]이라는 무협 영화를 골랐다. 줄거리는 특별할 게 없고 연출도 평범했지만 유독 눈길을 끈 건 서브 여배우의 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